KT(030200)가 기존 전통산업인 통신 사업자뿐만 아니라 아니라 ‘디지털 플랫폼 기업(DIGICO, 디지코)’으로서의 외형도 키우면서 새로운 성장가치주로 자리 잡고 있다. KR는 통신업 외에 미디어·금융·인공지능 플랫폼 사업의 성과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2025년까지 전체 서비스 매출의 절반까지 디지코 매출 비중을 늘린다는 신성장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현대차 등 다른 분야의 선두주자와의 협력을 더욱 탄탄히 하면서 적극적으로 미래 먹거리 선점에 나섰다는 점 역시 KT의 매력을 증가시킨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는 올해 KT의 영업이익이 1조 8014억 원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1조 6718억 원)보다 7.75% 늘어난 규모다. 내년의 영업이익 추정치 역시 1조 9224억 원으로 집계됐다.
KT가 이익 성장 기조를 이어가는 배경은 기존 통신사업에만 머무르지 않고 일찌감치 신성장 동력을 찾았다는 점이다. 성장이 정체된 채 대형 3사간의 출혈경쟁만 심화되는 통신사업에서 디지코 사업을 차세대 먹거리로 삼았다는 점이 유효했다. 디지코는 미디어·금융·인공지능(AI)이 융합된 사업으로, 기존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에서 벗어나 플랫폼과 기업과 기업간 거래(B2B) 산업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에서 출발했다. 케이뱅크, 스튜디오지니 등의 자회사에서 금융·미디어 분야로 사업을 확장시켜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겠다는 취지다.
성과는 수치로 드러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디지코와 B2B 사업 부문의 매출은 총 3조 1740조 원으로 나타났다. 2020년 2조 8945억 원, 2021년 3조 308억 원에 이어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오며 서비스 매출 대비 비중은 40.2%까지 증가했다. KT는 2025년까지 디지코 매출 비중을 전체 서비스 매출의 50%까지 성장시켜 현재 KT의 통신 사업과 비슷한 규모까지 사업을 키우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KT는 디지코가 미래의 기업가치의 향방을 결정할 사업으로 보고 사활을 걸고 있다. 우선 사업 부문 다각화를 위해 혁신 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2020년 3월 구현모 대표가 디지코를 핵심 사업을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뒤 KT그룹이 기업 지분 인수 등에 투자한 금액은 2조 원을 넘겼다. 지니뮤직이 밀리의서재를 인수하는 등 자회사의 활동 영역을 넓히는 데 그치지 않고 현대차, 신한투자증권, CJ E&M 등과의 협력체계를 갖추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과 7500억 원 규모의 지분 교환은 눈에 띄는 대목이다. 차세대 모빌리티에서 통신과의 협업이 필수적인 만큼 협력체계를 공고히 해 미래 먹거리 시장에서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취지에서 올해 9월 KT는 7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현대차(1.04%)·현대모비스(1.46%)와 교환하기로 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25개월째 5G 보급률 1위를 지키고 있는 KT와 현대차그룹과의 협업은 자율주행 및 UAM(도심항공교통) 시장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UAM은 2030년께 상용화가 예상되는 6G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는데, KT는 총 5개의 위성을 보유한 국내 유일의 위성사업자여서 6G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는 사업 다각화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 KT가 투자대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황성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시즌과 티빙의 합병으로 미디어 사업의 경쟁력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되면서 본질적인 성장과 펀더멘털 개선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며 “최근의 불확실한 매크로 환경 하에서 가장 안정적인 투자 대안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