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한국방송공사(KBS) 보궐이사로 서기석 전 헌법재판관을 추천했다. 문화방송(MBC)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보궐이사로는 차기환 변호사를 임명했다.

서기석(왼쪽) 전 헌법재판관과 차기환 변호사. 사진 제공=연합뉴스

방통위는 9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제27차 상임위원 회의를 열고 서 전 헌법재판관과 차 변호사를 각각 KBS와 방문진의 보궐이사로 추천·임명하기로 의결했다. 서 전 재판관은 방통위 추천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한다. 차 변호사는 곧바로 방문진 이사직을 수행하게 된다. 임기는 각각 2024년 8월 31일과 8월 12일까지다.

서 전 헌법재판관과 차 변호사는 해임된 윤석년 전 KBS 이사와 최근 사퇴한 임정환 전 방문진 이사의 후임이 된다. 윤 전 이사는 2020년 TV조선 재승인 심사 점수 변경 문제에 연루돼 지난달 해임됐다.

방통위가 KBS·방문진 이사진 개편에 속도를 내면서 차기 KBS·MBC 사장 교체도 빠르게 이뤄질 전망이다. KBS 사장은 이사회가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다. MBC는 방문진이 사장을 임명한다. 이사회를 장악하면 사장 교체가 가능한 구조다.

새로 이사진에 합류한 두 인물은 각각 KBS와 방문진의 이사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고, 추가적인 이사진 교체 가능성도 높아 조만간 KBS·방문진 이사회는 여권 우위 구도가 될 전망이다. KBS 이사회 총원은 11명으로 남영진 이사장은 해임을 위한 청문을 앞두고 있다. 남 이사장의 자리를 여권 인사가 대신하면 여야 구도는 6대5가 된다. 방문진 이사회는 총 9인으로 역시 야권 인사인 권태선 이사장과 김기중 이사에 대한 해임 절차가 진행중이다. 이 자리를 여권이 채우면 여야 구도는 5대4가 된다.

현재 방통위는 여권 추천 몫인 김효재 위원장 직무대행과 이상인 위원, 야권 인사인 김현 위원 3인 체제다. 이날 방통위 위원회 의결은 김 직무대행과 이 위원만 참석한 채로 진행됐다. 김 위원은 “사무처가 위원회 전 보고 조차 없이 의결안건으로 상정하는 것은 국가공무원법 위반”이라는 입장을 밝힌 후 회의에 불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