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어쿠스틱 AI 검사기가 컨베이어를 지나가는 제품의 품질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모비스

어쿠스틱 AI가 실시간으로 판독한 품질정보를 현장 엔지니어들이 확인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012330)가 소리를 활용한 인공지능(AI) 시스템을 개발해 생산 현장에 처음으로 적용했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모터제어 파워스티어링(MDPS)을 생산하는 창원 공장에 어쿠스틱 AI 기반 검사 시스템을 시범 구축했다고 19일 밝혔다.

어쿠스틱 AI는 제품 검수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소리를 듣고 AI가 품질 정확도를 판정하는 기술이다. MDPS에 달린 모터가 회전하며 발생하는 소리는 일정한 물결 모양의 파형을 그리는데 이때 파형이 튀거나 높낮이가 다른 미세한 영역을 AI가 알아채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조립 과정을 거쳐 기준치를 밑도는 불량 의심 제품을 자동화 시스템이 1차로 걸러내고 이를 모아 전문 인력이 다시 판별해 왔다.

최근 부상한 언어 기반 생성형 AI와는 구별된다. 생성형 AI가 일반인 대상의 범용성을 강조했다면 어쿠스틱 AI는 스마트팩토리에 적합한 산업용이다. 무엇보다 단시간에 많은 양의 업무 처리가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창원 공장에 구축한 검사 시스템은 1초에 한 대씩 품질 검사가 가능하다. 현대 창원 공장은 연간 130만 대 수준의 MDPS를 생산하고 있다.

특정 소리에 의미를 부여하고 적절한 판단을 내리는 기술은 제조업 분야에서는 아직 적용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수년간 석박사급의 AI 전문 인력들이 약 1년간 데이터를 확보하고 분석한 끝에 개발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최낙현 현대모비스 DT추진실장(상무)은 “자동차 분야는 물론 글로벌 제조 산업 전체에서도 선도적인 공정 혁신 사례”라며 “생산기술은 물론 연구개발과 업무 환경 개선에도 AI를 활용한 차별화된 신기술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창원 공장을 시작으로 어쿠스틱 AI 검사 시스템을 다른 부품 공정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제동장치 등 움직임에 따라 필연적으로 소음이 발생하는 부품들이 우선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