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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팔고 나갑니다”…상폐 반대한 소액주주 손절매 이유는[시그널]

MBK·어피너티, 공개매수 후
커넥트·락앤락 3%씩 추가 취득
소송 장기화·비용 부담 작용한듯
“국장 떠나 미장 가는 이유”

  • 이충희 기자
  • 2024-08-12 17:58:59
  • 시황
“그냥 팔고 나갑니다”…상폐 반대한 소액주주 손절매 이유는[시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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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PEF)들의 상장사 공개매수 및 상장폐지에 반발하며 청약 참여를 거부했던 소액주주들이 보유 주식을 팔고 떠나는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상폐 저지를 위해 소송에 동참할 수도 있지만 시간과 비용이 적지 않게 소요되는 데다 확실한 승소 가능성을 점칠 수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올해 6월 17일 커넥트웨이브(119860) 공개매수 종료 후 최근까지 두 달 가까운 기간 장내에서 지분 약 3%를 추가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 지분율은 기존 80.3%에서 83.14%까지 높아졌다. 보유 중인 자사주 약 11%를 소각할 예정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 지분율은 90% 이상으로 늘어난 셈이다.


당초 소액주주들은 MBK의 공개매수에 대부분 참여하지 않고 상폐 저지 운동을 강화할 조짐도 보여왔다. 그러나 지난달 말 MBK 측이 커넥트웨이브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포괄적 주식 교환과 상폐를 확정지으면서 이 같은 저지 운동 동력이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언제 끝날지 모를 소송에 비용을 내가며 참여하기보다는 손해를 보더라도 상장돼 있을 때 팔고 나가겠다는 개미가 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상폐를 추진 중인 락앤락(115390)도 비슷한 상황이다. 어피너티 역시 두 차례 공개매수를 하는 동안 소액주주들의 반발 속에 올해 5월 14일까지 지분을 총 85.45%밖에 확보하지 못했다. 상폐에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그냥 팔고 나갑니다”…상폐 반대한 소액주주 손절매 이유는[시그널]

그러나 어피너티가 올해 배당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국내에 서류상회사(SPC) 신설을 마치며 포괄적 주식 교환 절차에 다가섰다. 그러자 개미들 사이에서 주식을 팔고 떠나는 기류가 생겨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공개매수 종료 후 두 달 반 만인 지난달 말까지 어피너티 측은 락앤락 주식 약 3.4%를 추가 취득하고 지분율을 88.86%까지 높인 상태다.


여전히 소송을 준비하는 소액주주들이 적지 않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장내 매도세가 예견돼왔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상법상 국내 회사가 보유한 상장사는 주주 특별결의를 통해 포괄적 주식 교환을 할 수 있도록 보장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소액주주들을 강제 축출할 수 있다.


앞서 올 초 한앤컴퍼니 역시 쌍용C&E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추가 장내 매수를 거쳐 지난달 상장폐지를 달성했다. 현재 진행 중인 아키메드의 제이시스메디칼(287410),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의 비즈니스온(138580) 등 다른 종목의 공개매수와 상장폐지 시도 역시 성공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이상목 컨두잇 대표는 “개미들 사이에서 ‘국장’을 떠나 ‘미장’으로 가야 한다는 자조 섞인 말이 자주 나오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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