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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 사용 안되는데, 독감 진단키트 온라인선 판매

의료계 강력 반발 의식한 정부
'전문가 사용' 원칙 여전히 고집
위험성 없으면 규제 풀어줘야

코로나19 팬데믹 종료 이후 국내 독감 환자가 급증했지만 정부는 독감 진단키트 판매를 원칙적으로 전문가에게만 허용하고 있다. 이미 일반인도 온라인 구매가 가능한 상황에서 ‘전문가 사용’ 원칙만을 고집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이 주최한 간담회에서 체외진단 업체들은 내년부터 독감 진단키트의 일반인 사용을 허용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평가원은 독감 진단키트의 가정용 허가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의료계의 강력한 반발을 의식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를 비롯한 의료계는 코로나19 당시부터 자가진단키트 사용을 비판해왔다. 자가진단키트는 유전자증폭방식(PCR) 검사 대비 정확도가 낮아 오히려 감염 확산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이유다. 하지만 국내 코로나19 환자 급증으로 PCR 검사 역량이 한계에 도달하면서 식약처는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일부 제품을 조건부 품목 허가했다.


일반인이 진단키트를 활용하면 손쉽게 건강 상태를 판단할 수 있다. 코로나19 당시 PCR 검사는 결과가 나오기까지 약 6시간이 소요됐지만 자가진단키트는 가정에서 30분 이내 양성·음성 여부를 판별할 수 있었다. 검사 비용도 훨씬 저렴하다. 코로나19 종료로 마스크 사용이 줄고 국내 독감 환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자가진단키트 사용이 허가되면 감염병 확산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독감 환자는 2021년 9574명에서 2022년에는 약 87만 명으로 90배 이상 증가했다.


일반인도 독감 진단키트를 구매할 수 있는 상황에서 전문가 사용 원칙을 고수하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규제라는 지적이다. 국내에서 전문가용으로 허가된 코로나·독감 동시 자가진단키트 제품 21개는 온라인에서 판매되고 있다. 국내 기업인 래피젠 제품이 1개에 5300원,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 제품이 1개에 5200원꼴이다. 병원에서 독감 키트로 검사하면 4만~5만 원이 들지만 개인이 키트를 구매하면 10분의 1 가격에 검사할 수 있는 셈이다.


진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은 일반인이 코로나·독감 자가진단키트를 처방전 없이도 약국 등에서 살 수 있도록 지난해 일반의약품(OTC)으로 승인해줬다”며 “해외에서 다양한 자가진단을 허용하는 반면 국내에서는 코로나19와 혈당만 자가진단이 허용돼 있는데 자가진단을 해도 위험성이 없는 독감 등은 일반인에게도 규제를 풀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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