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화성 발안공단에 위치한 웰크론한텍(076080) 공장. 내부로 들어서자마자 로켓 추진체를 연상하게 하는 거대한 플랜트 설비 2기가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길이가 20m, 무게가 70t에 달하는 대형 플랜트 설비의 사용처는 어디일까. 이기창 웰크론한텍 플랜트부문 사장은 “현재 만들고 있는 제품들은 양극재 핵심원료인 리튬, 니켈 등 2차전지 소재를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농축결정설비”라며 “2차전지 시장 성장세 덕에 플랜트 부문 수주 규모가 올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9256㎡(2800여 평) 규모 공장에서는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플랜트 설비들을 제작하기 위해 수십 명의 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마치 벌집처럼 수백개의 구멍이 뚫려 있는 플랜트 설비 내부를 직원들이 금속 파이프로 꼼꼼하게 채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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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설립된 웰크론한텍은 제품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를 최대 94%까지 절감 가능한 농축결정설비를 비롯해 △유음료설비 △라이신 등 식품·제약설비 △폐수처리설비 등 다양한 분야에 생산 설비를 공급해온 산업용 플랜트 전문기업이다. 설립 초기 주류회사 등에 식음료 전(前)처리설비 등을 납품하다 2010년 웰크론에 계열사로 인수됐다. 2009년 당시 매출 300억 원 규모의 기업이었던 웰크론한텍은 현재(2023년 기준) 매출이 10배 이상(3191억 원) 늘어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의 원동력은 원천기술을 토대로 지속적으로 설비 적용 분야를 확장했기 때문이다. 실제 웰크론한택의 핵심 생산제품인 기계식 증기 재압축(MVR) 농축시스템은 주로 식음료나 축산사료용 아미노산을 생산하는 기업에 공급됐다. MVR 농축시스템은 ‘증발’, ‘농축’ 과정을 거쳐 홍삼이나 커피, 유제품의 농축액을 만들거나 여기에 ‘결정’과 ‘건조’ 과정을 더해 커피믹스에 쓰이는 분말 등을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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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크론한텍은 이러한 시스템을 응용해 식품을 넘어 2차전지 핵심 원료인 리튬과 니켈 등을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설비로 탈바꿈 시켰다. 이 사장은 “이러한 설비는 독일이나 스웨덴의 글로벌 기업이 독점하던 분야였지만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2016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수산화리튬 농축설비를 공급다. 현재는 니켈 결정화 설비 등 비철금속 분야까지 성공적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웰크론한텍은 ‘니켈 결정화설비’, ‘황산나트륨 결정화 설비’ 등의 2차전지 핵심설비를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 양극재 소재 리딩기업에 납품하고 있다.
여기에 자체 엔지니어링 기술력을 통해 설비 응용범위를 넓히고 있다는 점도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웰크론한텍은 전처리 과정을 거친 폐배터리 부산물로부터 다시 니켈, 코발트 등 배터리 원료를 분리해 회수해내는 폐배터리 재활용 정제설비도 공급하고 있다. 또 양극재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 속에서 핵심원료를 회수하는 ‘양극제 폐수처리설비’ 등 신규 설비를 앞세워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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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장은 “플랜트부문 수주액이 지난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책)으로 수주가 다소 주춤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1020억 원의 수주액을 기록했다”며 “고객사 니즈에 맞춰 2차전지 소재 생산 뿐 아니라 재활용, 폐수처리 등 관련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수주영역 확대로 2차전지 소재 플랜트 1위 기업으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