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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이상 시니어들의 기술 창업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학력과 이들이 재직 당시 축적한 기술과 네트워크가 기반이 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3일 ‘베이비부머의 지역 내 고부가가치 창업 활성화 방안 연구’ 보고서를 통해 “최근 늘어나는 시니어 기술 창업을 지역으로 유치해 양질의 일자리를 증가시키고 지역 산업 생태계의 고부가 가치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술 창업 비중을 세대별로 분석한 결과 40대는 3.0%포인트, 50대는 3.8%포인트, 60세 이상에서는 2.5%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20대가 0.9%포인트 늘고 30대는 동일 수준을 유지한 것과 대조적이다.
기술 창업은 소위 생계형 창업으로 불리는 요식업·도소매업 등과 달리 기술을 기반으로 한 제조업 및 지식기반서비스업(정보기술, 전문·과학·기술, 교육 서비스, 보건·사회복지 등) 창업을 의미한다. 평균 고용 인원이나 부가가치 창출력이 높다.
시니어층의 기술 창업 비중이 증가하는 양상은 학력 수준과 전문성이 높아진 2차 베이비붐 세대가 그동안 쌓아온 기술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고부가가치 창업에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 1차 베이비부머로 분류되는 1954~1963년생의 고등교육(대학교 이상) 이수 비율이 25.1%로 OECD 35개 회원국 중 25위에 불과했으나 2차 베이비부머로 불리는 1964~1974년생은 45.6%로 OECD 평균(35.6%)을 크게 웃돌며 10위를 기록했다.
상의는 시니어들이 기술 창업에 더 과감하게 나서기 위해 정책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재정 지원 확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조성환 상의 지역경제팀장은 “본격적인 고령사회에 진입하기 전에 기존 창업 지원 정책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창업 시니어층이 겪는 신용 제약을 완화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협력해 지역에서의 창업 마중물 역할을 하는 정책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보다 앞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를 경험한 일본과 독일은 지방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시니어 창업을 위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일본은 지자체가 창업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는 벤처 플라자의 운영비용 일부를 부담하고 있으며 독일도 50세 이상 시니어 창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의 운영 비용의 70~80%를 지방 주정부에서 부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