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註] 이 기사는 2024년 11월 5일 16:26 프리미엄 컨버전스 미디어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3대 생명보험사 교보생명이 30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모집액 ‘완판’에 성공했다. 기관투자가들이 연말 북클로징(회계장부 마감)을 준비하는 시기에 접어들었지만 채권 매수세가 시장 전반에 견조하게 유지되는 모습이다.
5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이날 30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을 진행해 총 5270억 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교보생명은 신용등급이 ‘AA’급으로 우량한 이번 신종자본증권 희망 발행금리 범위(밴드)로 연 3.9~4.6%를 제시했는데 연 4.5%에서 모집 물량을 채웠다. 교보생명은 12일 최대 6000억 원까지 증액해 발행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대 증액 발행을 결정한다면 앞서 올 8월에 나온 후순위채 7000억 원에 더해 올 한 해에만 1조 3000억 원어치 자본성 증권을 발행하게 되는 셈이다.
올 회사채 시장에서는 국내 보험사들의 자본성 증권 발행이 눈에 띄게 증가세를 보였다. 자본 건전성 지표인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보험사 자본성 증권은 현재까지 4조 7000억 원 발행됐다. 직전 최대 발행 규모(2022년 4조 원)를 이미 뛰어넘었다. 앞서 롯데손해보험(000400)도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해 후순위채 2000억 원 발행을 앞두고 있다.
주목할 점은 비금융사인 보험사의 자본성 증권에 대한 기관투자가들의 투자 수요가 비교적 강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연일 완판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11~12월은 통상 기관투자가들이 북클로징에 들어가 자금 집행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기에 회사채 발행을 꺼리는 시기이기도 하다. 교보생명 신종자본증권 발행 주관사를 맡은 한 증권사 관계자는 “연말 기관투자가들의 자금 집행 분위기가 예년과 달라졌다”고 말했다.
채권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인하한 뒤 내년에도 추가적인 금리 인하 기대감이 시장에 퍼지면서 채권 가격 부담이 해소됐다고 분석했다. 김은기 삼성증권(016360) 연구원은 “채권형 펀드 자금 유입이 지난달에도 지속됐다”며 “올해에는 연말 효과(채권 가격 약세)와 같은 크레디트 시장의 계절성은 크게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특히 고금리·비우량 채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발행 시장의 양극화도 완화되고 있다. 전날 신용등급 ‘BBB’급의 중앙일보는 2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을 4배 웃도는 수준으로 밴드 하단에 물량을 채웠다. 앞서 팬오션(028670)(A)·SKC(011790)(A+) 등도 모두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