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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 오른 알테오젠(196170)을 비롯해 올해 주목 받은 바이오벤처의 공통분모는 신약 플랫폼 기술로 초대형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이다. 플랫폼을 보유한 기업은 다양한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할 수 있는 만큼 신약 개발만 하는 기업 보다 안정적이고 다양한 방식의 협업을 추진할 수 있다. 국내 신약 플랫폼 기업 가운데 제2, 제3의 알테오젠이 탄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머크(MSD)는 19일(현지시간) 알테오젠의 제형 변경 플랫폼 ‘ALT-B4’를 적용한 피하주사(SC) 제형 ‘키트루다’와 화학항암요법의 병용 임상 3상 결과 정맥주사(IV) 제형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했다고 발표했다. 키트루다 SC의 효능 및 안전성이 정맥주사 제형과 큰 차이 없다는 의미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MSD가 처음으로 알테오젠과의 협력을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알테오젠은 IV 제형의 항체 의약품을 SC 제형으로 바꾸는 히알루로니다제 플랫폼 기술을 보유했다. SC 제형 약물은 병원에 가야 맞을 수 있는 정맥주사와 달리 자가 주사가 가능해 환자의 편의성이 높다. 약물의 제형을 바꾸면 기존 특허를 연장하는 효과도 있어 특허 만료를 앞둔 빅파마의 기술 수요가 높다. 알테오젠은 올 2월 MSD와 ‘키트루다’ 제형 변경 계약을 비독점에서 독점으로 전환했고 최근에는 일본 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에도 적용키로 했다.
리가켐바이오(141080)사이언스도 최근 대규모 플랫폼 기술이전에 성공했다. 리가켐바이오는 지난달 오노약품공업과 △항체약물접합체(ADC) 후보물질 ‘LCB97’ 기술이전 △리가켐의 ADC 플랫폼 ‘콘쥬올’을 이용한 후보물질 발굴 및 공동 연구·기술이전 등 두 건의 계약을 맺었다. 특히 업계에서는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에 주목했다. 오노약품이 새로운 후보물질을 발굴할 경우 추가 금액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리가켐바이오는 2021년부터 이같은 플랫폼 기술로 1조 원 안팎의 기술수출 계약을 3건이나 체결했다.
원천 기술인 플랫폼을 보유한 기업은 지속적인 기술이전을 노릴 수 있는 만큼 신약만 개발하는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플랫폼 기술수출 규모는 신약 후보물질 수출보다 작은 경우가 많지만 기업이 보유한 플랫폼의 가치가 높을수록 구체적인 계약 규모는 커질 수 있다. 차세대 링커 기술로 ADC 플랫폼의 경쟁력을 인정받은 리가켐바이오, 독보적인 SC 제형 변경 기술을 보유한 알테오젠이 플랫폼만으로 조 단위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던 이유다.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면 빅파마 등과 여러 방식의 협업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특히 빅파마는 최근 ADC 개발 전략으로 같은 타깃에 여러 페이로드를 붙여 다양한 물질을 동시에 개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바이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플랫폼을 보유한 기업은 고객사 요구에 따라 기존에 없던 약물 형태를 시도해보거나 새로운 질환에 적용해볼 수 있어 자체 역량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며 “국내 신약 플랫폼 기업 중 제2, 제3의 알테오젠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이비엘바이오(298380)도 국내외에서 플랫폼 기술로 주목받는 기업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약물이 뇌혈관장벽(BBB)을 투과하도록 하는 ‘그랩바디-B’라는플랫폼을 보유했다. 기존 방식으로 알츠하이머병 등 퇴행성 뇌질환을 치료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빅파마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올 6월 약 1조 3000억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아이엠바이오로직스의 ‘IMB-101’은 와이바이오로직스(338840)의 항체 디스커버리 플랫폼으로 발굴한 물질이다. 와이바이오로직스도 플랫폼을 활용해 리가켐바이오 등 국내외 다양한 기업과 공동개발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