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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 업력이 오래된 중견기업과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는 스타트업이 손을 잡으면 첨단 제품 양산을 앞당길 수 있습니다. 국내 기업 중 솔루엠(248070)처럼 부품부터 완제품까지 생산 능력을 갖고 있는 기업은 드뭅니다.”
최근 경기도 용인 본사에서 만난 전동욱(사진) 솔루엠 상무는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에 대해 이 같이 소개했다. 개방형 혁신으로도 불리는 오픈이노베이션은 기업이 외부조직과 협업해 신(新) 제품, 서비스나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것이다.
2015년 삼성전기에서 분사한 솔루엠은 전자가격표시기(ESL) 분야 글로벌 시장점유율 2위를 달성한 중견기업으로 최근에는 전기차 충전을 비롯한 스마트시티 관련 신(新) 사업을 추진 중이다. 다음달 공식 출범하는 ‘그린스마트시티 벤처투자조합 1호’에 유일한 제조기업 투자자로 참여해 출자하기로 했다. 총 385억 원 규모의 이 펀드는 국토교통부 모태펀드를 앵커로 하며 GS건설, 호반건설 등이 동참한다. 펀드는 8년간 운용되며 약정 총액의 60% 이상을 스마트시티 관련 혁신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투자한다.
전 상무는 “벤처투자를 확대하고 솔루엠이 출자한 펀드를 통해 투자를 받은 벤처 기업과는 스마트시티 분야에서 사업 협력에 나서겠다”면서 “전 세계에 생산 및 판매 법인을 두고 있는 폭넓은 해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과 기술 양산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솔루엠과 시너지가 크게 날 수 있는 센서 기술에 강점을 가진 벤처 기업과의 협업이 기대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전 상무는 “솔루엠은 전기차 충전용 파워모듈과 스마트 가로등, 사물인터넷(IoT) 솔루션 등 다양한 스마트시티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건설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차세대 도시 인프라 구축에 나서는 한편 펀드 투자를 받은 유망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기술 자문 및 실증 사업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자체 생산 거점을 갖추지 못한 벤처 기업이 솔루엠의 지원을 받아 제품 양산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전 상무는 “스타트업의 솔루션이 스마트시티에 적합하더라도 실질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선 도시 곳곳에 설치될 수 있는 하드웨어로 적용돼야 하는데 솔루엠의 양산 노하우가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벤처 기업이 직접 제조하는 것보다 훨씬 비용을 적게 들여 생산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