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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마무리됐다. 동결을 기대했던 시장과 달리 한국은행은 전격적으로 기준 금리를 내렸다. 이제 금융 시장 참여자들의 시선은 이번 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로 향해 있다. 이번 FOMC에서는 금리 결정 외에 점도표(FOMC 회의 참석자 19명의 금리 전망을 표에 점을 찍어 정리한 결과물)와 수정 경제 전망이 함께 발표될 예정으로 내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정책 방향성에 관한 실마리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빅컷(기준 금리 0.50%포인트 인하)’으로 금리 인하를 시작하던 시기와는 여러모로 환경이 달라졌다. 우선 연준 통화 정책에 대한 기대가 많이 후퇴했다. 이번 달 FOMC에 대한 기대만 봐도 9월에는 50bp(1bp=0.01%) 인하가 가장 주된 전망이었지만 지난 10월 초 고용 지표 발표를 계기로 25bp 인하로 기대가 조정됐고 미국 대선이 지난 현시점에서는 인하와 동결 기대가 거의 반반을 차지하고 있다. 내년 연준 금리 인하 기대에 대한 경로도 많이 수정되고 있다. 내년 4분기 3%까지 가파른 금리 인하를 기대했던 시장 전망은 올 10월에는 3.5% 수준으로 줄어들고 지난달 들어서는 4.0% 수준으로 후퇴한 상황이다.
이번 FOMC에서 연준은 기준 금리를 25bp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 예상보다 경제지표가 양호하고 선물시장에서 동결 확률이 48% 가까이 반영돼 있음에도 연준이 금리 인하를 개시하며 들었던 이유인 ‘중립 수준으로 금리를 조정한 후 경제의 반응을 보겠다’는 시선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점도표는 지난 9월보다 상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FOMC 회의에서 갱신된 점도표는 연준 중립 금리 전망을 하회하고 있다. 9월 연준 점도표에 나타난 내년 12월 금리 수준은 지난 6월에 제시한 중립 금리 전망과 당시 시장에서 형성된 기대치를 섞어 놓은 수준이었는데 이후 시장 기대는 가파르게 상승했고 연준 중립 금리도 20bp 정도 상향 조정됐다. 연준 점도표도 이에 맞춰 조정될 것이다.
금리 인하 기울기는 앞으로 완만해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 연준 중립 금리 변동을 분해해 보면 상향 조정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인플레이션 압력 상승이다. 장기로 갈수록 이 부분이 상향 조정 대부분을 차지한다. 연준은 단기적으로 2% 물가 목표를 향하고 있다는 확신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팬데믹 이후 구조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은 여전히 존재한다.
경제성장률이나 물가 상승률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도 금리 인하 기울기를 완만하게 하는 요인이다. 뉴욕 연준에서 작성하는 전망 리스크 지표를 보면 미국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초 이후 지속해서 백분위 75를 상회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90을 넘어서기도 했다. 기대보다 경제성장 기조가 강하다는 의미로 상방리스크(금리, 주가, 물가 오름세가 시장 기대치보다 높을 위험)가 월등하게 높음을 보여준다. 물가 전망도 마찬가지다. 2021년 이후 아예 백분위가 90을 벗어났던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2분기 이후 90 내로 들어왔지만 여전히 75밖에 있다. 최근 물가 지표에 대한 중요한 진전이 있다고 언급하고 있지만 여전히 쉽게 안도할 수만은 없는 국면임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