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메타(페이스북의 모회사) 역시 원자력발전 에너지 확보전에 뛰어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원전 육성을 공언한 데다 빅테크 업계가 잇따라 관련 설비 확충을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서면서 미 원전 산업 활성화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메타는 3일(현지 시간) AI 혁신과 지속 가능성 목표 달성에 협력할 원전 에너지 개발사를 찾기 위한 제안요청서(RFP)를 공개했다. 메타는 성명에서 “차세대 AI 혁신을 비롯해 미래 기술을 발전시키려면 안정적이고 재생 가능한 새 에너지원을 확장하고 수용하기 위한 전력망이 필요하다”며 “원자력은 메타의 전력망을 받치는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타는 이번 원전 개발을 통해 2030년대 초부터 1~4GW(기가와트)의 새 원전 용량을 추가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다. 현재 미국 원전 1기의 용량은 1GW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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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업계는 AI 기술 구현에 필수적인 데이터센터 가동을 위한 전력을 확보하려는 대규모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9월 미국 1위 원전 업체인 콘스텔레이션에너지와 20년 장기 전력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콘스텔레이션은 MS 데이터센터에 공급할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 그간 가동을 중단했던 스리마일섬 원전 1호기의 상업용 운전을 재개하기로 했다. 원전 재가동에 필요한 미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검토 절차는 2027년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마존은 지난달 도미니언에너지와 소형모듈원전(SMR) 개발 계약을, 구글은 카이로스파워와 SMR 에너지 구매 계약을 각각 맺었다. 아마존은 에너지노스웨스트의 SMR 사업에도 3억 3400만 달러(약 4714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이사회 의장으로 있는 오클로의 경우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첫 SMR을 개발하고 있다. 대형 원전 대비 안정성·효율성이 높은 SMR은 데이터센터 등 전력소비처 인근에 설치할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AI 기술 발전에 따른 전력수요는 향후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은 2030년까지 현재의 3배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 경우 새롭게 확보돼야 할 전력 규모는 47GW에 달한다. 내년 1월 취임하는 트럼프는 유세 기간 NRC 규제 완화, 원전 허가 취득 절차 간소화 등 친(親)원전 공약을 내세웠다. 업계에서는 원전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장애물 역시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이터는 “기업들이 NRC의 과중한 업무와 우라늄 연료 공급 문제, 현지 반대 여론 등에 직면한 점을 고려하면 급증하는 전력수요를 신속하게 충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