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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심각한 병력난 속에 탈영병들에게 복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전쟁 장기화로 무단이탈 병력이 급증하자 전력 보강을 위해 ‘제2의 기회’를 내건 것이다.
4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은 2022년 2월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군 탈영병이 9만5000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특히 올해 들어서만 6만 명이 이탈해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했다.
이는 우크라이나의 전황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달 러시아에 빼앗긴 영토는 1202㎢로 서울시 면적의 2배에 달한다. 2022년 9월 이후 월간 최대 규모다.
이에 우크라이나 의회는 지난달 21일 탈영병 초범에 대해 기소를 면제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다. 47기계화여단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무단이탈 병사가 돌아오면 처벌하지 않고 재복무 기회를 부여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이틀 만에 100명 이상이 지원했다. 지원자가 쏟아져 모든 지원서를 처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올렉산드르 흐린추크 군사경찰(헌병대) 대령은 "지난달 약 6000명의 무단이탈 군인이 복귀했으며 이 중 3000명은 법 통과 후 72시간 내 돌아왔다"고 전했다. 미하일로 페레츠 54기계화여단 장교도 "30명 이상이 다른 부대에서 탈영 후 우리 부대에 합류했다"고 말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신병 수급 지연으로 지친 병사들의 교체가 늦어지면서 숙련병의 탈영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군 관계자는 "병사들의 평균 연령이 높아 피로 누적이 빠르고 사기 저하도 심각하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신속한 병력 확충을 위해 징집 연령을 25세에서 18세로 낮출 것을 제안했으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인력보다 무기가 부족하다"며 거절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