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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비상 계엄 선포 사태가 발발한 지 3일째 되는 6일. 9호선 국회의사당역은 이날 오후 6시부터 집회에 참석하려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평소 퇴근시간에 열차에 탑승하려는 사람이 많은 역이지만, 이날 만큼은 하차 인원이 압도적이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손에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었고, 역사 안에는 퇴진을 촉구하는 서명 운동을 하는 테이블도 마련돼 있었다.
역 밖으로 나오자 계엄군의 진입과 경찰의 출입 봉쇄로 한 차례 홍역을 앓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은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역 인근 카페는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로 가득했고, 음식점들은 저녁 시간이 한창일 때였지만 재료가 동나 손님들을 돌려보내기 일쑤였다. 이날 현장에는 집회 측 추산 5만 명이 몰렸다.
국회의사당역 인근 집회 현장에 모인 시민들은 ‘내란죄 윤석열 퇴진’ , ‘퇴진 광장을 열자’는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고, 일부 시민들은 직접 제작한 배지를 나눠줬다. 10대와 20대 집회 참석자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아이돌 가수의 응원봉을 노래에 맞춰 흔들고 있었다.
현장에서는 윤 대통령,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얼굴이 그려진 가면을 쓰고 가면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징과 북, 꽹과리를 두들기며 춤을 추는 사물놀이패도 볼 수 있었다.
국회대로 건너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도 인파가 몰려 “윤석열을 당장 체포하라”, “내란범 윤석열은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국회 앞에는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다수 걸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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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에 참석한 송파구 주민 방 모(60) 씨는 “이달 3일 계엄령 발표 당시 국회 앞으로 달려와 현장을 지키고 계엄군을 두 눈으로 지켜봤다”며 “우리나라 시민 의식이 성숙하기 때문에 무력 충돌 등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고 평화적으로 (집회가) 진행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아이돌 응원봉을 들고 현장을 찾은 김 모(23) 씨와 이 모(24) 씨는 “대학생들의 경우 각자 학교 총학의 성명문과 시국선언문 등을 활발히 SNS로 공유하면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며 “집회는 처음 참석하는데, 국민으로서 당연하다는 마음가짐으로 이 곳을 찾았다”고 전했다.
이날 경찰은 경력 1500여 명을 투입해 현장 질서 관리에 나섰다. 경찰은 대로변에 일렬로 서 차도로 인파가 빠져나오지 않도록 인파 관리에 주력했다. 국회대로 양방향 차로는 통행이 원활한 모습이었다. 현장에서도 특별한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앞서 이날 오후에는 정치권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방문할 것이라는 소식이 퍼지자 진보 단체와 보수 단체 지지자들이 즉시 국회 앞으로 몰려가 서로를 향해 비방전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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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대규모 집회는 주말인 7일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이 이루어지는 만큼, 각종 단체들의 집회·시위가 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 등에 따르면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는 7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정권 퇴진 3차 총궐기대회’를 개최한다. 퇴진운동본부는 경찰에 여의도 국회대로·의사당대로와 광화문 일대에 각각 20만 명, 4만 명의 집회 참석 인원을 신고했다. 집회 시간은 오후 3시부터다.
서울경찰청은 7일 도심과 여의도권 집회와 관련해 원거리에서부터 교통경찰을 사전 배치해 차량을 우회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사당대로 등 국회 인근 도로에 대해서는 집중 관리에 돌입하고 국회대로는 양방향 정상 소통으로 교통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특히 집회 행진 구간에 교통경찰 230여 명을 배치해 시민 안전과 원활한 교통 흐름 확보에 집중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