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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여파에 따른 정국 불안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투매가 이어지며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 모두 하락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 넘게 급락하며 2020년 4월 14일 이후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7.58포인트(2.78%) 하락한 2360.58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해 11월 2일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는 도합 1287개 종목이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전체 2631개 종목 중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35.79포인트(1.47%) 내린 2392.37에 출발해 낙폭을 키워 나갔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홀로 8897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주가를 끌어 내렸다. 기관 투자가들이 6919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방어에 나섰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개인들의 투매 행렬에 코스피 지수는 장중 한때 2360선이 붕괴될 위협에 직면하기도 했지만 장 마감 직전 외국인 투자가들이 순매수로 전환하며 하방을 막았다. 이날 외국인 투자가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1009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일부 정치 테마주를 제외한 모든 업종의 주가가 하락 마감했다. 윤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이 거론되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관련 업종의 주가가 널뛰었다. 동신건설(025950), 에이텍(045660), 오리엔트정공(065500), 안랩 모두 주가가 30% 가까이 상승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주말 중 탄핵안 표결 무산으로 정국 혼란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은 주 초반부터 주가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증시가 역사적 저점 부근까지 하락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주주 변동성 장세에서 발생할 수 있는 투매에 동참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4.32포인트(5.19%) 급락한 627.01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가 5% 넘게 빠진 건 지난 8월 5일 ‘블랙 먼데이’ 사태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들이 홀로 3017억 원어치를 팔아 치웠다. 외인과 기관이 각각 2049억 원어치와 1002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분전했으나 지수 급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