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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고령화 직격탄을 맞은 일본 증권업계가 고령 인력 확보를 위한 파격적인 ‘역발상 경영’에 나서고 있다. 법정 정년이 지난 60세 이상 직원들의 급여를 상향 조정하는 방식이다.
18일(현지 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다이와증권그룹은 최근 2년간 60세 이상 직원의 임금을 매년 평균 15% 인상했다. 스미토모미쓰이금융그룹 증권 부문도 같은 기간 시니어 직원의 급여를 연달아 올렸다.
이는 일본의 전통적인 노동시장 관행과는 거리가 먼 조치다. 일본 기업들은 그동안 법정 정년인 60세가 된 직원을 65세까지 재고용하되 임금과 직책을 대폭 낮추는 방식을 택해왔다. 65세까지 정년을 연장하거나 정년제도 자체를 폐지하는 것보다 기업 부담이 적어서다. 이는 한국의 임금피크제와 유사하다.
이 같은 일본 기업들의 변화의 배경은 심각한 청년 인력난이다. 일본 총무성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보험업 종사자 중 60세 이상 비중은 14%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년 전 5%에 불과했던 수준이 3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반면 20~34세 직원 비중은 같은 기간 35%에서 26%로 급감했다.
증권업계를 넘어 금융권 전반으로 고령 인력 우대 움직임이 번지고 있다. 일본 최대 은행인 미쓰비시UFJ금융그룹은 60세 정년퇴직 후 재입사하는 직원의 급여를 최대 40%까지 올리기로 했다.
정책연구기관 세이기초연구소의 마에다 노부히로 수석 연구원은 “기업이 사업을 유지하거나 성장을 이루려면 고령자를 인력으로 재배치하는 게 필수적”이라며 “인력 부족 문제는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