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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카(스카)가 악인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의 아버지가 ‘좋은 리더가 되고 싶으면 남 위에 군림해야 한다’고 가르쳤기 때문입니다. 반면 무파사는 좋은 리더가 되고 싶으면 성장해야 하고 또 다른 사람과 조화로운 삶을 추구해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가 어떤 리더인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배리 젱킨스 감독은 19일 국내 언론과 진행한 화상 간담회에서 ‘무파사: 라이온 킹’을 연출할 때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에 대해 “누가 위대함까지 달성할 수 있는 기술과 기량을 얻을 것인가 하는 문제였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무파사’는 1994년 개봉해 글로벌 히트를 한 애니메이션과 실사 영화로 만들어진 ‘라이온 킹’의 프리퀄(시간상 앞선 이야기를 다룬 속편)로 아기 사자 ‘심바’의 아버지 ‘무파사’와 그의 라이벌인 ‘타카(스카)’의 이야기를 담았다.
‘라이온 킹’은 심바의 아버지이자 ‘사자의 왕’인 무파사를 삼촌 스카가 죽이는 것으로 시작하지만 ‘무파사 : 라이온 킹’은 무파사가 선한 리더로, 스카는 악인의 길로 접어드는 과정에 보다 초점을 맞춰 ‘왕은 태어나는 게 아니라 거듭나는 것’이라는 메시지로 세계관을 확장한다.
젱킨스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 구도에서 진화해 선과 악의 복합성을 표현했다. 그는 “(라이온 킹이 만들어진) 1994년은 어린이들이 이미지에서 배우는 교훈이 단순했지만 이제는 이미지가 범람하는 시대로 어린이들이 이미지에서 받아들이는 교훈에 복잡성을 더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스카도 사랑받아 마땅한 새끼 사자였지만 세상의 소용돌이에 악한 인물이 되고 말았다는 복잡한 여정을 보여줌으로써 현대의 맥락에 맞는 작품으로 거듭났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태어난 기질과 양육 방식의 차이로 사람들의 인생이 달라진다는 부분이 흥미롭다”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속 (송강호가 맡은 ‘기택’의) 가족이 최하층이 아니라 특권층이었으면 그들이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그런 식으로 사람을 속이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는 여성의 리더십 등 1994년과 달라진 사회상과 젠더 감수성도 반영했다. 그는 “오리지널에서는 아버지와 아들만 나와 마치 남자들만이 위대한 지도자를 배출하는 것처럼 보였다”며 “이번에는 어머니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존경심을 표출하는 부분이 있고 그게 아름답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작품은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의 탄생 30주년을 기념한 실사 영화이며 컴퓨터그래픽(CG)으로 이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원작 ‘라이온 킹’의 팬이었다는 젱킨스 감독은 “애니메이션과 실사의 ‘하이브리드(이질적인 요소를 섞음)’ 영화라고 말하고 싶다”며 “최첨단 기술을 쓰고 새로운 방식을 도입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도전이었다. 열린 마음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제작 과정을 떠올렸다.
이전 작품에서 지적된 동물의 감정 표현이 갖는 한계에 대해서는 ‘모션 수트’를 착용하고 동물을 구현하는 연기자의 움직임에 카메라가 즉각 반응하는 방식으로 극복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카메라가 동물 주변을 배회하면서 그들을 관찰하는 느낌을 받을 것”이라며 “영화의 감정적 표현을 부각하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