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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비겁한 자가 국회의원이 됐다는 것이 순천시민으로서 창피스럽고 내자신이 부끄럽다, 순천시민들에게 큰 상처를 줬다. 당직 말고 의원직 사퇴하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 소추안 표결에 민주당 소속 중 유일하게 불참한 김문수 국회의원의 블로그와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이 같은 비난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서울경제 등 수많은 언론에서 그의 해명을 듣기를 원했지만, 김 의원은 지난 27일 밤 긴급 사죄문으로 대신했다. 하지만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이 사죄문은 오히려 화를 더욱 부추기고 있는 모양새댜.
국회 표결 불참 사유, 출국 목적, 귀국 일시 등이 언급돼 있지 않으면서 여론무마용 지적과 함께 순천시민들과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격양된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김 의원은 사죄문에서 “윤석열 정권의 내란폭동과 국헌문란이라는 헌정사의 중대한 위기 속에서, 국민을 대표해야 할 국회의원으로서 한덕수 탄핵소추안 표결에 참여하지 못한 점에 대해 뼛 속 깊이 제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한다”고 밝혔다.
일부 지지자들은 “사정이 있겠지”라며 옹호하는 글도 간혹 보이지만,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이뤄진 지난 14일 당일 부친상에도 불구하고 상복을 입은 채 투표에 참여한 이기헌 민주당 의원과 비교하며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기현 의원의 아버지는 12·3 비상계엄 사태 며칠 전 노환으로 쓰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표결 당일까지 이를 알리지 않았던 이 의원은 당일 오전에야 아버지의 부고를 전했고, 이후 검은 상복을 입고 국회 본회의장에 출석해 지난 14일 표결에 참여, 탄핵안 가결에 한 표를 보탰다.
순천시민들은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대성공을 계기로 ‘생태수도’로 전국은 물론 세계 속 도시와 경쟁을 펼치고 있는 순천 이미지가 지역구 국회의원이 한 순간에 먹칠하고 있다고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김문수 의원은 지난 4월 총선에서 시종일관 ‘친명’을 호소하며 낮은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우여곡절 끝에 공천까지 받아 경쟁자들의 질시를 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김문수 의원의 행적이 더욱 아이러니 한 것은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가 마무리 될 때까지 의원들의 해외 출장을 금지한 바 있기 때문이다. 비상계엄 후 정부와 국회 등 비상 체제를 가동하는 상황에서 김 의원의 미국행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한편 김문수 의원의 미국행에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이 27일 국회에서 가결됐다.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는 헌정사상 처음이다. 재석 의원 192명 중 찬성 192표로 가결됐다. 당론에 반대한 조경태 의원은 본회의장에 남아 국민의힘 의원 중 유일하게 표결에 참여해 찬성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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