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서초 사옥 앞 신호등에 노란불이 켜져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005930)가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임원의 성과급을 자사주로 지급한다. 과거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제도를 운영한 적은 있어도 성과급 중 일부를 자사주로 주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임원 초과이익성과급(OPI) 일부를 자사주로 지급한다고 공지했다. OPI는 사업부가 연초 목표를 초과 달성할 경우 주는 성과급 제도로 연봉의 최대 50%까지 매년 한 차례 지급한다.

임원의 직급이 높아질수록 자사주 의무 지급 비중도 커진다. 상무는 OPI의 50% 이상, 부사장은 70% 이상, 사장은 80% 이상, 등기임원 100% 등이다. 특히 1년 뒤 주가가 내려가면 자사주 지급량도 줄이기로 해 임원의 업무 목표에 주가 관리 강화를 추가했다.

의무 보유 기간도 부여돼 부사장 이하는 2027년 1월까지 2년간 매도가 금지되고 사장단은 2028년 1월까지 3년간 자사주를 팔 수 없다. 중장기 성과를 고려한 책임경영 의무를 지우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직원은 내년 적용을 검토 중이며 의무가 아닌 선택 사항으로 운영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임원 성과급 자사주 지급을 위한 재원으로는 3조~4조 원이 추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며 2월 이사회를 열어 관련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임원 성과급을 주가와 직접 연계한 것은 영업이익 등 경영 실적뿐 아니라 주가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주주 중시 경영 기조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