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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주식시장에서 매주 분배금을 지급하는 주 배당 상장지수펀드(ETF) 열풍이 불고 있다. 반면 국내 시장에서는 월 단위 지급 주기가 최소 단위다. 국내 ETF 시장의 규모가 200조 원을 목전에 두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가 실시한 주 배당 ETF 상품 상장 심사는 현재까지 전무한 것으로 파악됐다. 통상 새 ETF를 출시하려면 한국거래소에 상장 심사를 신청한 뒤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새로운 유형의 상품에 대한 적격성을 심사하려면 일단 신청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주 배당 상품 심사 요청은 한 건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시장의 경우 주기가 짧은 고정소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주 배당 ETF 상품이 연달아 출시되고 있다. 미국 자산운용사 라운드힐은 지난달 18일 단일 종목을 추종하는 주 배당 ETF 5종 시리즈를 출시했다. 각각 팰런티어, 코인베이스, 애플, 테슬라, 엔비디아의 주가 등락률을 1.2배 추종하며 주가 시세차익을 재원으로 매주 분배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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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상품들도 인기다. 코스콤에 따르면 나스닥 100을 기반으로 하는 커버드콜 주 배당 ETF인 ‘라운드힐 Innov-100 0DTE 커버드콜 스트랫 ETF(QDTE)’에 최근 1년간 7억 4990만 달러(약 1조 956억 원)가 유입됐다. 같은 기간 1주당 배당금은 15.08달러(약 2만 2000 원), 배당수익률은 40.77%에 달한다.
커버드콜 ETF는 주식 종목이 일정 비율 이상으로 오를 경우 해당 상승분의 수익을 포기하는 대신 프리미엄을 지급받도록 설계돼 있다. 안정적인 소득을 따박따박 보장받을 수 있어 경기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수요가 쏠리는데 최근 들어 그 주기가 한 달에서 주 단위로까지 짧아진 것이다.
국내의 경우 월배당 커버드콜 상품에만 주력하는 실정이다. 대표적인 월 배당 커버드콜 상품인 ‘TIGER 미국나스닥100타겟데일리커버드콜’에는 1년 새 5643억 원이 유입됐다. 업계 관계자는 “고정적인 분배금에 대한 수요가 최근 들어 더욱 높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나마 국내 업계는 주 배당 대신 월중(15일) 배당 상품으로 짧아진 배당 기간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월말 배당과 월중 배당 ETF를 함께 사면 한 달에 두 번 분배금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대표적인 월중 배당 상품으로는 ‘TIGER 미국AI빅테크10타겟데일리커버드콜’ ‘ACE 미국반도체데일리타겟커버드콜(합성)’ 등이 있다.
국내 운용사들이 주 배당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 없는 것은 인력 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배당 시기가 짧아지는 것은 분배금 계산 등 결국 인력 문제와 직결된다”며 “월 배당 상품 경쟁도 치열한데 주 배당 출시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