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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몽에 등록된 인재 50만명…대기업도 'AI 개발자' 빌려쓰죠" [스케일업 리포트]

■김태헌 크몽 대표 인터뷰
비즈니스 서비스 품질강화 집중
B2B 고객 대상 매출 10% 넘어
유연근무 확대 효과로 '급성장'
매출 연 40~60%씩↑…올 흑전 기대
해외진출 타진·IPO도 준비중

  • 류석 기자
  • 2025-03-19 17:34:58



'크몽에 등록된 인재 50만명…대기업도 'AI 개발자' 빌려쓰죠' [스케일업 리포트]
김태헌 크몽 대표가 19일 서울 서초구 크몽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 앞서 크몽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크몽은 필요한 ‘전문성’을 그때그때 빌려 쓰는 플랫폼입니다. 요즘은 대기업들에서도 특정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도움을 요청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김태헌 크몽 각자대표는 19일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크몽 서비스의 특징과 미래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구직 시장에서 유연한 근무 형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높은 전문성을 갖춘 구직자들과 대기업들까지도 크몽과 같은 전문가 연결 플랫폼 활용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김태헌 대표는 "최근 한 대기업 임원이 인공지능(AI)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크몽에 도움을 요청한 사례도 있다"면서 "크몽에서 활동하는 프리랜서들의 전문성이 대기업의 주요 프로젝트에 참여할 만한 수준으로 올라왔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크몽은 2012년 설립된 전문가 연결 플랫폼 기업이다. 다양한 전문성을 한곳에 모아, 고객이 필요할 때마다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휴먼 클라우드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 주로 전문가들이 자신이 가진 업무 수행 역량을 게시물로 올려놓으면, 이를 필요로 하는 일반 고객이나 기업들이 선택해 서비스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경쟁 서비스로는 숨고, 탈잉, 당근마켓 등이 있다.


크몽은 다른 서비스들과 다르게 비즈니스 분야에 특화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IT 개발, 디자인, 마케팅, 영상·사진·음향 등 비즈니스 핵심 분야 총 700여 분야에 걸쳐 50만 개가 넘는 서비스를 중개하고 있으며, 크몽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는 50만 명에 달한다. 크몽의 누적 투자금은 약 480억 원 규모이며, 알토스벤처스, 인터베스트, 미래에셋벤처투자, 한국산업은행 등이 주요 투자자로 포진해 있다.



'크몽에 등록된 인재 50만명…대기업도 'AI 개발자' 빌려쓰죠' [스케일업 리포트]
김태헌 크몽 대표가 19일 서울 서초구 크몽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서비스 품질강화 집중 전략 통했다

크몽의 서비스는 일반 고객들이 이용하는 '크몽'과 기업 고객 대상 서비스 '크몽 엔터프라이즈'로 구분된다. 최근에는 일반 크몽 서비스에 품질보장 서비스가 더해진 '크몽 비즈'를 새롭게 출시하기도 했다. 크몽 엔터프라이즈는 크몽 비즈와 같은 기업 대상 서비스지만, 더욱 높은 단가의 전문가 서비스를 찾을 때 이용한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앞으로 크몽은 크몽 엔터프라이즈와 크몽 비즈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


김 대표는 2018년 크몽에 합류한 이후 서비스 품질 강화에 집중했다. 프로젝트 수행에 있어서 전문가들의 신뢰도와 업무 수행 능력은 크몽 서비스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이에 크몽은 전문가들의 공개된 이력 외에도 크몽 서비스 내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1시간 내 응답률', '취소율' 등을 평가해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김 대표는 "크몽 플랫폼 안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전문가들의 각종 지표를 데이터화해 전문성을 평가하고 있다"면서 "특히 기업 고객들은 전문가들이 가진 업무 수행 능력 외에도 함께 일해봐야만 알 수 있는 성실도, 신뢰도 등의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크몽은 내년에는 해외 시장 진출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특히 크몽은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이 큰 일본이나 미국 등 선진국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국내 기업 혹은 전문가들과 함께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김 대표는 "기존 고객 중 일본이나 미국 등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곳들에서 크몽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있어서 해외 시장 진출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크몽이 최근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품질 강화 외에도 고용 시장의 변화를 꼽았다. 그는 "최근 AI 등 첨단 기술들의 발전하고,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기업들의 고용에 대한 관점 변화가 크몽에 기회 요소로 작용했다"면서 "비대면 온라인 환경에서도 신뢰성이 높고 실력 있는 인재들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널리 알려지면서, 기업들이 우리와 같은 플랫폼을 통해 전문성을 빌려 쓰는 것이 좋은 옵션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크몽에 등록된 인재 50만명…대기업도 'AI 개발자' 빌려쓰죠' [스케일업 리포트]
김태헌 크몽 대표가 19일 서울 서초구 크몽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고단가 프로젝트 증가로 수익성도 확충

크몽은 2021년 기업간거래(B2B) 서비스인 크몽 엔터프라이즈를 통해 빠른 실적 성장세를 기록했다. 크몽 엔터프라이즈는 주로 IT 대기업, 금융사 등이 이용하고 있으며, 규모가 크고 난이도가 높은 프로젝트에 적합한 인력들을 연결해 주고 있다. 크몽 측 전문 매니저 중간에 개입해 인력 추천과 품질 보장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것이 특징이다. 김 대표는 "크몽 엔터프라이즈 매출은 2021년 출시 이후 빠르게 성장해 전체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거대언어모델(LLM) 개발 등과 같은 고난이도 프로젝트에도 크몽의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크몽은 주요 수익원은 전체 거래액 중 일정 비율로 책정되는 수수료다. 프로젝트 예산 단가가 높을수록 크몽의 매출과 이익이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이에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예산 규모가 큰 만큼 B2B 서비스 매출 비중이 높아질수록 회사의 실적도 향상되는 구조다. 실제로 B2B 서비스를 본격화한 이후인 2021년 이후 크몽의 실적을 빠르게 성장했다. 크몽은 2021년 매출액 177억 원, 2022년 285억 원, 2023년 412억 원을 기록하며 매년 40~60% 성장세를 기록했다. 지난 해에도 500억 원 이상의 매출액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도 설립 후 처음으로 흑자전환이 기대되고 있다.


또 크몽은 서비스 고도화와 확장을 위한 인수·합병(M&A)도 계획하고 있다. 크몽 서비스와 시너지를 낼 만한 서비스를 인수해 동반 성장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크몽은 2022년 개발·디자인 에이전시 '똑똑한개발자'를 인수하기도 했다. 똑똑한개발자는 지난해 고객 영업 관리 솔루션 '플러그'를 개발했으며, 크몽 등에서 활동하는 디자인 에이전시들이 해당 솔루션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이러한 실적 성장세를 바탕으로 상장 작업도 추진 중이다. 2023년 삼성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기도 했다. 현재까지의 진행 상황을 고려했을 때 크몽이 국내 전문가 연결 플랫폼 중에서는 첫 상장 주자가 될 확률이 높다. 다만 크몽 측은 상장 작업을 서둘러 진행하기보다는 서비스 성장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상장 시점이 올해 혹은 내년이 될 확률이 높지만 여러 요소를 고려하고 있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B2B 사업 강화와 전문성 평가 지표 등을 더욱 고도화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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