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울주군 온양읍 산불 닷새째인 26일 불길이 산림을 태우고 있다. 연합뉴스

영남 지역을 중심으로 산불이 며칠째 확산하자 산업통상자원부가 에너지 시설 긴급 점검에 나섰다. 산업부에 따르면 영남 지역은 현재 12개 송전선로의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울진에 위치한 한울 원자력발전소에는 산불 확산을 대비해 소방 인력이 비상 대기 중이다.

산업부는 26일 최남호 산업부 2차관 주재로 에너지 공공기관과 함께 긴급 점검 회의를 열어 산불 대응 체계와 긴급 복구 계획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최 차관은 “에너지 시설은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핵심 기반 시설”이라며 “산불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선제 안전 조치는 물론 피해 발생 시 긴급 복구 등 대응에 총력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영남권에서만 총 16개 송전선로가 한때 정지됐다. 이 중 4개 선로는 재가동에 성공해 지금은 12개 송전선에 전기 공급이 중단된 상태다. 3개 선로는 산불 상황을 고려해 사전 차단한 것이지만 9개 선로는 고장으로 인해 전기 공급이 멈췄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국전력은 본사와 지역 사업소별로 비상 발령을 통해 총 1276명이 비상 근무 중”이라며 “신속한 복구와 현장 대응을 위해 사업소·협력사 인원도 1406명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전날 저녁 경북 청송군의 진보 변전소와 경북 영덕군의 영덕 변전소 정지로 발생한 정전 사고는 현재 98.5% 이상 전력 공급 재개가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산불 확산 방향 인근에 위치한 한울발전소는 발전 본부 자체 소방인력과 소방차 4대가 비상 대기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한울 원전 경계와 외곽 산악지대에 설치된 스프링클러 116개소와 발전소 내 소방 설비에 대한 긴급 점검을 마쳤다.

이 외에도 산불 지역 인근 천연가스 공급시설은 착화를 막기 위해 물을 뿌리고 방염포를 덮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산불 확산에 대비해 피해 예상 지역 인근의 LPG 충전소, LPG 판매점 등 가스시설 353개에 대한 안전 점검도 실시 중”이라며 “울산 울주군의 지하석유비축기지는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