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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아 ‘사법 족쇄’ 부담을 덜게 됐다. 서울고법 형사6-2부는 26일 이 대표의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깨고 이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대표가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1처장을 모른다고 말한 것에 대해 “허위사실 공표로 벌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이 대표가 ‘김 전 처장과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도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성남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의 용도지역 변경이 국토교통부의 협박에 따라 이뤄졌다는 취지의 이 대표 발언에 대해서도 허위사실 공표로 처벌하지 못한다고 판결했다.
1심과 180도 달라진 2심 결과를 보며 판사들의 성향·출신에 따라 판결이 널뛰기하듯 판이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또 이번 판결처럼 ‘행위가 아닌 인식’ ‘과장’ 등의 논리로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면 선거판에서 난무하는 거짓말을 제대로 제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따라서 대법원이 조속히 공정하게 최종 판결함으로써 사법부 불신을 해소해야 한다. 무죄를 선고한 이번 판결로 이 대표는 정치 생명 위기에서 벗어나 대선 가도에서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다만 선거법 3심과 진행 중인 나머지 4개 재판을 지켜봐야 한다는 점에서 이 대표의 정치적 불확실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선거법 재판은 1심 6개월, 2심·3심은 각각 3개월 안에 끝내도록 한 법 규정을 지키지 않고 2심까지 무려 909일이 걸릴 정도로 과도하게 지연돼 정치적 불안을 초래했다. 그동안 민주당이 이 대표 수사·기소에 관여한 검사들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을 마구 밀어붙인 것도 ‘방탄 탄핵’을 남발한 폭주 정치라는 비판을 야기했다.
거대 야당의 대표는 법치를 존중하는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되레 자신의 사법 리스크 방탄을 위해 국회 권한을 동원해 검찰과 사법부를 압박하는 행태를 보였다. 그런데도 이 대표는 항소심 법정을 나서면서 “당연한 일들을 이끌어내는 데 많은 에너지가 사용되고 국가 역량이 소진된 데 대해 참으로 황당하다”며 검찰을 공격했다. 이 대표는 방탄을 노리고 정치 역량을 소진하는 행태를 멈추고 국정 정상화와 정국 안정에 협력해야 한다. 지금은 거대 야당이 무한 정쟁과 국론 분열 부추기기 행태를 접고 경제 살리기와 산불 사태 수습 지원에 나서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