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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빠진 美증시에…키움, 해외주식 거래대금 한 달새 3조 빠졌다

9개 종투사 2월 거래액 130.3조
작년 11월보다 17.5% 줄어들어
메리츠는 3개월 만에 10배 증가
해외주식 경쟁 점차 치열해지지만
점유율 계산 기준 모호하다 논란도
금융 당국, 이벤트 과열 방지 조치

  • 박정현 기자
  • 2025-03-28 17:56:56
  • 해외증시

해외주식, 키움증권, 토스증권

힘 빠진 美증시에…키움, 해외주식 거래대금 한 달새 3조 빠졌다
트레이더가 이달 27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 전광판 앞에서 업무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해 상승 가도를 달리던 미국 증시가 올해 들어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자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 주식 거래 대금 성장세도 주춤하는 모양새다. 특히 해외 주식 점유율 ‘부풀리기’ 의혹에 휩싸인 키움증권(039490)의 경우 지난달 거래 대금이 3조 원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모호한 시장점유율 산정 방식에 대해서도 지적의 목소리가 나온다.


28일 서울경제신문이 국내 종합금융투자사업자 10곳 가운데 9개 증권사의 지난해 11월부터 2월까지 해외 주식 거래 대금 데이터를 합산한 결과 지난달 130조 3300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월(약 117조 원) 대비 10조 원 넘게 증가했지만 지난해 12월 156조 1800억 원보다 17.5% 줄어든 수준이다.


특히 자사 기업설명회(IR) 자료에 40%를 웃도는 해외 주식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힌 키움증권은 지난달 거래 대금이 32조 원으로 올 1월(34조 7000억 원) 대비 2조 7000억 원 줄었다.



힘 빠진 美증시에…키움, 해외주식 거래대금 한 달새 3조 빠졌다

반면 지난해 11월 미국 주식 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시작한 메리츠증권은 상승세를 유지했다. 메리츠증권의 2월 해외 주식 거래 대금은 10조 771억 원으로 전월 대비 1조 원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1조 원을 밑돌았던 해외 주식 거래 대금이 이벤트 흥행과 함께 약 3개월 만에 10배 이상 불어난 셈이다.


미국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여전히 높지만 증권사별 정확한 해외 주식 점유율은 여전히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게다가 키움증권이 최근 IR 자료에 지난달 해외 주식 점유율을 부풀려서 기재했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시장 우려가 커지고 있다. 키움증권은 예탁원에 네팅 방식으로 해외 주식 거래 대금을 보고하고 있는데 자사 IR 자료에는 매수와 매도 금액을 합친 데이터를 활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실제 점유율보다 높게 집계됐다는 게 해당 논란의 골자다.


네팅 방식은 채권과 채무를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상계해 차액만 처리하는 것으로 거래 규모가 감소하게 된다. 키움증권은 이를 응용해 해외 주식 매수와 매도 거래에 대한 차액을 예탁원에 보고한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 외에도 한국투자증권·신한투자증권 등이 네팅 방식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해당 증권사들은 해외 주식 거래 대금 및 점유율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토스증권 역시 이들과 동일한 방식으로 예탁원에 해외 주식 거래 내역을 보고하고 있지만 지난해 11월 이후로 점유율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고 있지 않다. 해외 주식에 대한 투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경쟁이 치열해졌을 뿐만 아니라 거래 대금과 점유율을 계산하는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11월 기준 토스증권의 해외 주식 거래 대금은 30조 5400억 원으로 당시 점유율은 26.8%를 기록했다.


업계 혼란에도 금융 당국은 과도한 시장 개입이라는 판단에 따라 조심스러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해외 주식 거래 대금과 시장점유율을 계산하는 것은 업계의 역할”이라며 “다만 증권사 개별 이벤트를 통해 시장이 과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일부 가이드를 만들어 협회 규정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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