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경상북도의 농작물재해보험 가입률이 50%를 밑도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작물재해보험 보장 항목에 화재가 포함돼 있지만 저조한 가입률에 농민들의 실질적인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
30일 농업정책보험금융원에 따르면 경북 지역의 농작물재해보험 가입률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47.8%로 전국 평균(54.45)보다 낮았다. 경남(49.1%) 역시 충남(63%)이나 전남(67.2%), 전북(68%)과 비교해 가입률이 저조했다.
품목별로 보면 이번에 산불 피해를 많이 입은 마늘과 표고버섯, 송이버섯 등은 가입률이 낮았다. 전국 기준 지난해 말 현재 마늘과 고추 등 채소 농작물재해보험 가입률은 40.7%에 그쳤다. 버섯이 포함된 특작물 역시 42.5%를 기록했다. 그나마 과수 4종(사과, 배, 단감, 떫은 감)의 가입률이 전국 평균 71%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축재해 보험 가입률도 상대적으로 낮다. 돼지(98%)나 닭 같은 가금류(97%)와 달리 소의 전국 기준 재해보험 가입률은 평균 15%에 불과하다. 우사 같은 축사에 대한 보험 가입률은 0% 수준이다.
NH농협손보가 운영 중인 농작물재해보험은 △버섯 △밭작물 △과수작물 △벼·맥류 △원예시설 등으로 나눠 상품을 가입할 수 있다. 밭작물은 가입 시, 버섯의 경우 특약 가입 시 화재를 보장해주는데 보험료의 50%는 정부가, 나머지 15~40%를 지방자치단체가 대준다. 과수는 정부가 33~60%, 지자체가 15~40% 안팎을 부담한다. 농민이 10~40% 안팎을 부담하는 구조인데 이마저도 보험료가 많다며 가입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는 후문이다. 향후 보상 과정을 지켜봐야 하지만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했다면 손실을 줄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는 게 보험 업계의 분석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NH손보는 산불이 잡힌 만큼 본격적으로 피해 접수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농식품부의 한 관계자는 “피해 접수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농작물 피해뿐 아니라 인명 피해가 커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농식품부와 NH손보는 농작물 및 가축 피해 보험에 대한 접수를 위한 편의를 제공 중이다. 지역 농·축협을 찾지 않더라도 전화로 피해 접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농작물과는 별도로 산불로 인한 재산 피해는 화재보험과 재산종합보험 등을 통해 보상된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인명 피해는 재물보험의 상해담보 특약이나 실손의료보험 등을 통해 보상받을 수 있다. 지자체에서 가입 중인 시민안전보험을 통해서도 보장 내역에 따라 일정 부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보험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생산량 급변동이나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 예방을 위해서라도 국내 농가의 농작물재해보험 가입률이 더 높아질 필요가 있다”며 “농민들도 보험료보다는 위험관리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