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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건설업황 악화 등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에너지 분야 매출 비중을 21%까지 늘리기로 했다. 현대자동차 그룹 등과 전략적 협업을 통해 수소 에너지와 로보틱스,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시너지도 확대할 방침이다.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는 최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 참석해 이 같은 성장 전략 ‘H-로드(Road)’를 공개했다. 이 대표는 이날 △에너지 트랜디션 리더(Energy Transition Leader) △글로벌 키 플레이어(Global Key Player) △코어 컴피턴시 포커스(Core Competency Focus) 등 3가지 키워드를 골자로 한 전략 방안을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우선 대형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등 원자력 사업을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에너지 혁신을 주도해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형원전, SMR, 수소 생산플랜트, 전력망 분야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원전 연계 데이터센터 등 새로운 패키지 상품을 제안함으로써 생산-저장-운송-활용을 아우르는 에너지 산업 전반의 밸류체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미국 웨스팅하우스, 홀텍 등 원전 분야의 핵심 기업과 협력을 확대하고 한국원자력연구원 등과 공동 연구를 통해 시장의 선도 역할도 해나갈 계획이다.
이 대표는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설계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웨스팅하우스와의 협력 성과가 가시화됐고, 미국 미시간주 팰리세이즈 원전 부지에 홀텍과 공동으로 SMR-300 1호기 착공을 앞두고 있다”며 “지난주에는 불가리아 신임 내각 주요 인사들과의 면담을 통해 코즐로두이 원전 프로젝트의 순조로운 추진을 약속받은바, 현대건설의 글로벌 원전 영토 확장에 속도를 더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부가가치 기술을 바탕으로 국가별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고 유럽 등 선진시장에 대한 지배력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불가리아, 스웨덴, 슬로베니아, 핀란드 등에서 대형원전의 사업 기반을 구축하고 향후 유럽 전역으로 시장을 점차 넓혀 나갈 예정이다. 또 영국을 비롯한 유럽 주요 국가에서 SMR 표준 설계를 확립하는 동시에 현지 주요 공급망 확보에 집중함으로써 글로벌 SMR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이다. 인공지능(AI) 산업 확대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미국의 경우 원전, 태양광, LNG 등의 에너지 부문과 데이터센터 사업을 중점 추진하기로 했다. 또 오세아니아에서는 호주 태양광 사업을 중심으로 그린수소와 전력망 확충 사업을 전개하고, 주거시설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뉴질랜드에선 해외 주택 사업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타사와의 경쟁 우위 상품을 고도화하고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해 건설업계 선두 위치도 공고히 해 나갈 방침이다. 이에 우수한 역량과 실적을 보유한 데이터센터, 해상풍력, 수소·암모니아 분야에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글로벌 환경 변화에 민첩한 대응 체계를 갖출 예정이다. 차별화된 주거 경험 제공을 위한 기술 혁신도 가속하기로 했다. 국내 최초로 층간소음 저감 1등급 기술을 상용화해 실제 공동주택에 적용하는 등 미래 주거 모델 개발에 더욱 매진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H-Road의 세 가지 전략을 성공적으로 실행하여 수주 규모를 현재 17조 5000억 원에서 2030년 25조 원으로 확대하고, 특히 에너지 분야 매출 비중을 21%까지 늘릴 것”이라며 “공간을 넘어 시대를 창조한다는 사명감으로 인간과 기술, 자연의 조화 속에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2030년까지 수주 및 매출 목표 40조 원을 달성하고 영업이익률은 8%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재무 전략도 발표했다. 이는 앞서 발표한 2025년 경영 목표 대비 수주 및 매출은 각각 29%, 33%, 영업이익률은 4%포인트 이상 증가한 수치다. 중장기 수익성에 기반한 주주환원 정책 또한 강화할 예정이다. 올해부터 최소 주당 배당금을 기존 600원에서 800원으로 조정하고, 자사주 매입·소각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을 25% 이상 확대하는 등 주주친화 경영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