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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 관세 부과 조치로 무려 54%의 관세 부담을 떠안게 되면서 대응 수위가 주목되고 있다. 중국은 현지시간 기준 3일 오전 4시에 발표된 이번 조치에 아직까지 별다른 대응에 나서지 않는 가운데 주요 내용을 속보로만 전하는 중이다. 중국에선 트럼프의 관세 장벽이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초래하고 유럽연합(EU) 등 무역 상대국의 반박에 처할 것이라면서도 별다른 보복 조치는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날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발표한 상호 관세 조치 관련 "무역 상대국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미국 소비자의 이익을 해치고 미국의 경제 성장도 끌어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했다.
신화사에 따르면 JP모건 체이스의 브루스 캐스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3월 초 미국 경제에 대해 큰 우려를 표명하며, 올해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질 확률이 약 40%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며 “이는 올해 초 예측인 30%보다 상당히 높은 수치”라고 밝혔다.
예일대의 추산 결과 상호 관세 시행 후 다른 국가들이 보복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미국 개인 소비 지출 가격은 단기적으로 1.7% 상승하고, 2025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6%포인트(p)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다른 국가들이 보복 조치를 취한다면 미국의 개인 소비 지출 가격 상승률은 2.1%로 확대되고, 실질 GDP 성장률은 1%p 하락할 전망이다.
현재 EU과 미국의 몇몇 무역 상대국은 미국의 관세 정책에 보복 관세 및 기타 대응 조치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전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의 여러 지방 지부를 대상으로 미국에 투자하려는 기업들의 등록 및 승인 절차를 중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해외투자를 계획하는 중국 기업은 일반적으로 상무부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외환관리국의 사전 심사 및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번 투자 제한 조치는 관세를 놓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이뤄진 것으로 향후 미국과의 관세 협상 테이블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중국의 태도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그간 중국이 국가 안보나 자본 유출 우려 등을 이유로 자국 기업들의 해외투자를 일부 금지한 적은 있지만 이처럼 광범위한 투자 제한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중국의 대미 투자는 2023년 기준 69억 달러로 전년 대비 5.2% 감소했다.
다만 상호관세율 발표 뒤 중국은 아직까지 별다른 메시지를 내놓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선 중국이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에서 10%+10%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힌 시점이 아닌 발효 시점에 맞춰 보복 조치를 내놨던 만큼 5일이나 9일에 대응 수위가 정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앞서 2일 중국 사회과학원 미국연구소의 류웨이둥 연구원은 글로벌타임즈에 “관세는 양날의 검으로, 한편으로는 미국으로의 외국 제품 수입을 억제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관세는 워싱턴이 상상하는 것만큼 미국의 발전에 많은 이점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번 트럼프의 상호 관세 부과 예고에 앞서 외교부와 상무부를 포함한 중국 당국은 무역 및 관세 전쟁에는 승자가 없으며 미국이 일방적으로 관세를 부과하면 다자간 무역 시스템이 훼손되고 정상적인 국제 무역 질서가 파괴된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도 1일 러시아 관영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그간 강권(强權)과 패권을 용납한 바가 없다”며 “미국이 한사코 압력을 가하고, 심지어 계속해서 각종 위협을 가한다면 중국은 반드시 단호히 반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