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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이 상호관세와 관련해 "필수 의약품과 의료 물품은 관세 정책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밝히며 국내 바이오업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다만 의약품에 따라 선별적으로 부과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어 상황을 주시하는 모양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모든 수입품에 기본 10% 관세를 부과하고 약 60여 교역국에 징벌적 관세를 추가로 얹는 상호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했다. 다만 의약품과 관련해 백악관은 “공중 보건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필수 의약품과 의료 물품은 관세 정책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밝혔다.
바이오업계는 미국 정부가 의약품에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진 않다고 봐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시절부터 약가 인하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한 가운데 관세 부과 조치는 되려 의료비 부담을 높일 가능성이 있어서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관세로 인한 손해를 항암제 등 의약품의 가격 인상으로 메꾸려 할 수 있다"며 "생명과 직결된 분야라 소비할 수밖에 없는데 그럴 경우 트럼프 지지층 중 한 축인 서민 노동자가 제일 큰 타격을 입게 된다”고 말했다.
미국 내 생산을 위해 공장을 신설하는 방안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어왔었다. 미국제약협회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예고에 “관세 정책에 대응해 미국 내 생산시설을 건설하려면 5∼10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 임기 내 공장을 준공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아 의약품을 생산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취지다.
그럼에도 트럼프 행정부가 의약품 관세 부과를 지속적으로 예고하며 국내 업체들도 대응책 마련에 나선 바 있다. 셀트리온은 관세 부담이 적은 원료의약품 9개월 분을 미국 현지로 미리 이전하고 현지 업체를 통한 위탁생산을 고려해왔다.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내 매출이 지난해 매출의 80%에 달하는 SK바이오팜 또한 관세 부과 시 필요한 시점에 즉각 현지 위탁생산 업체를 통해 생산할 수 있도록 기술을 이전했다. 바이오시밀러를 판매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도 현지 유통사와 관세 부담율을 조정하거나 새로운 위탁생산업체를 물색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왔다.
이번 발표에서 최악은 피했지만 의약품 관세 압박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비만 치료제, 보툴리눔 톡신 등 미용과 관련된 의약품 등은 관세 부과에 따른 자국민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다”며 “의약품에 따라 선별적으로 적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