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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2일(현지 시간) 한국에 예상보다 더 ‘독한’ 관세 폭탄을 터뜨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최악의 침해국’ 중 하나로 지목하고 기본관세 10%에 개별관세까지 더해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했다. 다른 무역적자 상대인 일본(24%), 유럽연합(EU·20%)은 물론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20개국 중에서도 가장 높은 관세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수입차 규제와 쌀 관세를 언급하며 “한국·일본과 다른 매우 많은 나라들이 부과하는 모든 비(非)금전적 제한이 어쩌면 최악”이라고 주장했다.
한미 FTA를 사실상 백지화한 미국의 고율 관세 공격에 우리 경제는 백척간두의 위기에 처했다. 전체 수출의 약 19%를 미국에 의존하는 데다 경쟁국들보다 높은 상호관세와 25%의 철강·자동차 관세 직격탄까지 맞은 한국 경제가 입을 충격은 매우 크다.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이 전 세계에서 ‘보복의 악순환’을 일으켜 글로벌 교역 전반이 위축되면 피해는 더 커진다. 이달 9일 개별관세 추가 부과를 앞두고 미국과의 최종 협상을 위해 벌어질 각국의 통상외교전에서도 한국은 불리한 입장이다. 4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와 맞물린 국내 정치 상황 때문이다. 이대로 내수 부진에 수출까지 직격탄을 맞는다면 올해 ‘0%대 성장률’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
몰아치는 관세 태풍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대책을 마련할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든 외교 채널을 총동원해 대미 통상 협상력을 발휘하고 금융시장의 변동성과 실물경제 충격을 최소화하는 데 만전을 기해야 할 때다. 조선·반도체·원자력·방산 등 미국이 필요로 하는 우리의 기술력과 미국 제품 수입 확대, 대미 투자 확대 및 일자리 창출 등의 ‘패키지 딜’을 마련해 트럼프 정부를 설득하면서 관세율을 최대한 낮춰야 한다.
이와 함께 달라진 글로벌 통상 질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사활을 걸어야 한다. 기업이 과감한 투자로 기술 혁신과 시장 다변화에 나설 수 있도록 정부는 세제·예산·금융 등의 전방위 지원에 나서고 여야는 규제 혁파 등 경제 살리기 입법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노조도 정치·이념 투쟁을 접고 노사 공생을 위해 적극 협력해야 한다. ‘트럼프 스톰’이 경제를 집어삼키지 않도록 민관정과 노사가 원팀으로 총력전을 펴야 위기를 넘고 재도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