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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동에서 한 환자가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의료비상팀(MET)이 즉시 현장에 출동해 심폐소생술, 약물 투약 등을 시행하는 동안 의료진 간의 긴급한 대화 내용은 응급카트에 설치된 태블릿 PC의 진료 음성인식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으로 기록, 요약된다. 당시 환자의 증세와 치료 내용 등을 담고 있는 데이터가 자동으로 의료정보시스템에 저장된다. 추후 주치의가 환자를 진료할 때 이 데이터를 활용한다.
#의사가 환자에게 아픈 부위, 통증 정도를 물어보며 진료하는 동안 모든 대화 내용이 텍스트로 실시간 기록된다. 진료 음성인식 시스템이 환자의 주요 증상, 질병 분류, 대화 요약을 진행하는 동안 의사는 의무기록 작성을 위해 모니터를 보는 대신 환자의 이야기를 듣는 데 집중할 수 있다. 진료가 끝난 뒤에는 환자 치료에 필요한 주요 정보가 전자의무기록(EMR)에 자동으로 저장된다.
위에서 언급한 사례처럼 분초를 다투는 응급상황부터 병동, 진료실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의료환경에서 나온 의료진의 대화 내용을 빠짐없이 기록하고 자동 저장해 환자 안전을 지키고 의료 질을 높이는 기술이 등장했다.
서울아산병원은 모든 의료 환경에서 의료진과 환자 간 대화를 실시간으로 기록하고 요약해 의무기록 작성까지 자동으로 시행하는 인공지능(AI) 기반 진료 음성인식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구축했다고 4일 밝혔다.
그동안 의료 현장에서는 의료진의 음성 데이터가 입력되면 AI가 이를 텍스트로 변환해 의무기록으로 저장하는 ‘보이스 EMR’ 방식이 주로 쓰였다. 사용돼 왔다. 서울아산병원이 이번에 구축한 AI 기반 음성인식 진료 시스템은 외래, 검사 뿐 아니라 각종 응급상황에서 의료진과 환자 모두의 목소리를 반영한다. 병원 측은 진료 기록의 정확도를 높이고, 정밀한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아산병원은 2023년 진료 음성인식 시스템을 개발해 정형외과, 성형외과 외래에서 시범적으로 시행했고, 이후 효율성과 정확성 검증 과정을 거쳐 최근 모든 진료 현장에서 활용 가능하도록 구축을 마쳤다. 진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의료진, 환자의 음성 데이터를 활용해 실시간 텍스트 변환, 주요 증상 기록은 물론 질병 분류, 대화 요약이 가능하다. 또 의료정보시스템과 연동돼 있어 사용자가 원하는 형태로 데이터를 가공해 전자의무기록(EMR) 등에 자동으로 저장된다.
서울아산병원은 헬스케어 AI 전문기업인 퍼즐에이아이의 음성인식 모델에 현장의 진료 음성 데이터를 적용해 다양한 진료 상황 속 음성인식 정확도를 96.1%까지 높였다. 고성능 오픈소스 언어모델을 기반으로 대량의 진료 대화 데이터를 파인튜닝해 의료에 특화된 경량언어모델(sLLM)을 구축하고 진료 대화 요약 및 의무기록 추론까지 가능하도록 만든 게 핵심이다. 해당 모델의 요약 및 추론 정확도는 의료진 평가 기준 92.8%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은 현재 종양내과, 이비인후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16개 진료과를 비롯해 응급실, 정형외과 병동 등에서 진료 음성인식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향후 모니터링을 거쳐 사용 범위를 점차 넓혀나갈 계획이다.
김영학 서울아산병원 디지털정보혁신본부장은 “AI 기반의 진료 음성인식 시스템을 통해 진료 과정에서 휘발되는 수많은 음성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기록, 저장할 수 있다"며 "의료진뿐만 아니라 환자의 목소리까지 반영된 정확한 증상 정보가 의료 질을 높이고 개인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바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