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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이 헌법재판소의 만장일치 파면 결정으로 막을 내렸지만, 진영 갈등에 대한 우려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 파면으로 그동안 한국 사회를 짓누르던 불확실성은 사라졌으나, 대한민국의 ‘심리적 내전’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탓이다. 전문가들은 헌재 선고 결과에 승복하고, 분열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여야 정치권은 물론 각 진영이 대화·타협으로 ‘분열’이란 벽을 넘어서야 대한민국이 한 발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 4일 8대 0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윤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렸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포고령 발령 △군·경 국회 투입 등으로 국민 기본권을 훼손하고, 헌법 질서도 파괴했다는 게 헌재가 내린 결론이다.
헌재는 “피청구인(윤 대통령)은 군·경을 동원해 국회 등 헌법 기관을 훼손하고 국민의 기본권 인권을 침해해 헌법 수호의 의무를 저버렸다”며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 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반 행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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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는 헌정 사상 2번째 현직 대통령 ‘파면’ 선고를 내리면서 정치권 잘못도 함께 언급했다. 근거로는 야당 주도의 이례적으로 많았던 탄핵소추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야당 단독 의결 등을 제시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야당 전횡으로 국정이 마비되고 국익이 현저히 저해돼 가고 있다고 인식해 이를 타개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게 됐을 것으로 보인다”며 “윤 대통령이 국회를 두고 권력 남용이거나 국정 마비를 초래하는 행위라고 판단한 것은 존중돼야 한다”는 문구도 담았다. 아울러 “국회는 당파의 이익이 아닌 국민 전체의 이익을 위해야 한다는 점에서 소수 의견을 존중하고 정부와의 관계에서도 관용과 자제를 전제로 한 대화와 타협을 통해 결론을 도출하도록 노력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윤 대통령 탄핵을 인용했지만, 야당 또한 사태에 원인을 제공한 만큼 다수당으로서 보다 책임감 있는 정치를 해야 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윤 전 대통령 측의 주장도 일부 받아들이며 보수 지지자들의 반발을 막는 한편 국민 통합까지 고려한 메시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윤 대통령도 잘못했지만 국회도 잘한 건 아니라는 메시지는 탄핵 반대 측에 대한 메시지”라며 “어느 한 쪽의 일방적 잘못이 아니라고 언급한 건 극으로 치닫고 있는 진영 사이 갈등을 가라앉히자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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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향후 대한민국 사회가 풀 과제로 진영간 대립 구도의 타개를 꼽는다. 12·3 비상계엄 이후 극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여야가 법원 판단을 더 이상 ‘편 가르기’ 수단으로 악용치 않고, 상호 대화·타협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만 대한민국이 또 한번의 성장 역사를 써내려 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찬희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국민 갈등 해소의 최후 보루인 사법부 판결에 불복하고, 이를 국민 갈등의 단초로 악용하거나 조장하는 행위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며 “판결을 국민들에게 이해시키고 사회를 화합으로 이끄는 게 정치인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승패 결과에 대해 반드시 한 쪽은 마음에 들지 않는 게 사법의 구도”라며 “이를 인정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는 유지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대화·타협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을 사법부 판단에 맡기는 ‘정치 사법화’가 심화된 상황에서 법원 판단이 자칫 진영 사이 갈등으로 또 이는 국민 분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정치가 ‘편 가르기’가 아닌 국민 통합·화합을 위한 제 역할 찾기에 몰두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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