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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지는 방류수 재이용…탄소 年 4656톤 줄였다

[에너지 아끼는 친환경 산단] <1> 울산·온산
산단공, 방류수 재이용 시설 건립
롯데이네오스화학 등 6개사 공급
30% 싼값으로 깨끗한 용수 확보
SK와 667억 '폐열 활용' 사업도
무탄소 산업단지로 전환 속도전

  • 글·사진(울산)=박진용 기자
  • 2025-04-06 16:11:26
버려지는 방류수 재이용…탄소 年 4656톤 줄였다
이상윤 비케이이엔지 사장이 4일 울산산업단지 내 용암 공공 폐수 처리시설에서 공업용수 생산 공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산업단지에 입주한 기업들의 가장 큰 고민은 안정적인 공업용수 확보다. 50년 만에 찾아온 가뭄으로 공업용수 공급 중단 사태를 겪어야 했던 여수 국가산업단지 사례에서 보듯이 이제는 공업용수가 기업 생존을 좌지우지하는 과제로 떠올랐다. 최근에는 안정적인 용수 확보 방안을 마련하지 못해 산업단지 조성이 중단되거나 아예 무산되는 사례도 하나둘 발생하고 있다. 물 수요가 급증하면서 원수값(물이용 부담금)이 갈수록 상승하고 있는 점도 기업 입장에선 고민거리다. 공업용수 대신 생활용수를 쓰다 보니 과거보다 2배 이상 비싼 금액을 울며 겨자먹기로 지불하는 기업도 나올 정도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울산국가산업단지는 공장에서 발생한 방류수를 통해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해 주목받고 있다.




버려지는 방류수 재이용…탄소 年 4656톤 줄였다

산업단지공단(산단공)은 울산시 등과 협력해 2019년부터 '공공 하·폐수처리장 방류수 공업용수 재이용 사업'을 추진해왔다. 석유화학단지에서 나온 폐수를 정화한 뒤 다시 공업용수로 사용해 물 확보 부담과 비용을 동시에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2020년에는 2차 사업으로 민간자본과 결합해 약 190억 원을 투입해 두 번째 방류수 재이용 시설을 건설했다. 그 결과 1077만t(톤)의 공업 용수를 롯데이네오스화학, 한화솔루션, 애경케미칼 등 6개사에 공급, 4556t(톤)의 탄소 저감 및 연간 40억 원의 원수대체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해당 사업을 이끌고 있는 비케이이엔지의 이상윤 사장(CTO)는 “두 번에 나눠 방류수 재이용 시설을 지은 뒤 꾸준히 생산량을 늘린 결과 지난해에는 약 353만 톤의 용수를 고객사에 공급했다"면서 “수년 째 별다른 잡음 없이 안정적인 용수 공급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하자 울산 외 다른 지역에서도 협업 문의가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기존에는 기업들이 공업 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정수 시설을 뒀는데, 이 경우에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하폐수 문제가 원천적으로 사라지고 별도의 관리 인력을 둘 필요도 없어 고객사는 이용량을 계속 늘리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다.


기업 입장에서는 깨끗한 용수를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확보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기존에 물을 얻는데 투입하는 비용보다 최소 20~30%는 저렴하기 때문이다. 전력비 역시 약 5분의 1수준으로 부담이 줄어든다.


이 사장은 “폐수를 재활용했다고 하면 ‘깨끗하지 않을 것’이라고 오해하는 경우도 있지만 현재 6개 사에 공급하는 물은 반도체 장비에 공급해도 되는 초순수와 비슷한 수준의 수질을 자랑한다”며 “고객사와 당초에 약속했던 수치(1㎲/㎝)보다 10분의 1배 더 낮은 수질로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산단공은 이와 함께 친환경 산업단지 조성을 목표로 ‘스팀 하이웨이’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SK멀티유틸리티와 SK에너지 등과 함께 667억 원을 투입했다. 스팀 하이웨이는 산단 내에서 발생하는 폐열과 잉여 증기를 인근 수요기업에 공급하는 스팀 배관망을 일컫는다. 길이는 총 6.2㎞에 달한다. 특히 2023년 12월부터는 코엔텍이 합류하며 산업폐기물 수각 후 발생하는 폐열(약 24만t)을 추가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산단공 관계자는 “코엔텍의 폐열 활용으로 연간 478만 그루의 소나무가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량을 저감하는데 성공했다”고 소개했다.


앞으로도 입주기업의 생산 과정에서 버려지는 에너지를 인근 수요기업에 공급해 자원순환형 산업단지로의 전환을 유도하고, 궁극적으로는 ‘무탄소 산업단지’로 탈바꿈하는 것이 목표라고 산단공 측은 설명했다. 서울경제·산단공 공동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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