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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범죄도시’ ‘베테랑’ 등 액션 누아르 장르의 계보를 잇는 영화 ‘야당’. 제목만 보면 정치 영화 같지만 마약 중독자와 ‘권력 중독자’에 이용 당한 이들의 화끈하고 통쾌한 복수극이자 사회성 짙은 잔혹 드라마다. ‘야당’은 마약 사범들 중 수사 기관에 정보를 제공하고 대가를 얻는 이들을 뜻하는 은어다.
과거 ‘마약 청정국’이었던 우리나라는 이제 마약 사범의 연령이 낮아지고 사회 각층으로 파고들 만큼 마약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영화와 드라마에서도 단골 소재다. 실제로 영화 촬영 당시보다 마약 범죄가 증가해 후시 녹음에서 대사를 바꿨을 정도다. 8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영화 ‘야당’의 주연 배우 강하늘은 “처음 촬영할 때는 국내 마약 사건이 연간 1만 6000건이었는데 그새 증가해 2만 건으로 수정해 후시 녹음을 다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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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은 대통령 선거 유력 후보의 아들 조훈(류경수 분)을 마약 중독자이자 중심 사건을 촉발하는 빌런으로 설정했다. 그의 범죄를 덮어주는 대가로 더 높은 자리에 오르려는 권력이라는 ‘합법적 마약’에 중독된 검사 구관희(유해진 분)의 욕망으로 인해 벌어지는 배신과 부패 그리고 파국을 그렸다.
영화는 구관희가 범죄자 이강수(강하늘 분)에게 ‘야당짓’을 권하면서 시작된다. ‘전국구 야당’이 된 강수를 이용해 실적을 쌓은 관희는 승승장구한다. 관희는 궁극의 목표에 오르기 위해 유력 대선 후보 아들 조훈의 마약 사건을 덮으려 강수를 배신하고 덫을 놓으며 파국의 문을 연다. 이 파국에 마약 범죄 소탕을 소명으로 여기는 마약수사대 형사 오상재(박해준 분), 조훈이 마약의 세계로 끌어 들인 여배우 엄수진(채원빈 분) 등이 엮인다. 여기까지가 전반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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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부는 관희가 짠 판에 이용 당한 강수가 마약에 중독되고 마약을 끊은 뒤 상재, 수진과 의기투합하면서 속도감 있는 복수극이 펼쳐진다. 특히 ‘야당’ 강수를 연기한 강하늘의 연기는 압도적이다. 그간 우리가 몰랐던 야당이라는 존재를 리얼하게 표현했다. 강하늘은 “감독님이 취재한 실제 야당들은 정말 당당하다”며 “모두 엮여 있기 때문에 아무도 자신을 잡지 못한다고 이야기하는가 하면 정말 화려한 옷차림에 슈퍼카를 타고 다닌다”고 설명했다.
실감나는 ‘야당’의 존재뿐만 아니라 관희에 의해 마약 중독자가 되고 환각에 시달리다가 마약을 끊어내는 연기도 관객들이 고통스러울 정도로 완벽하게 표현했다. 강하늘은 “마약을 끊은 사람들의 다큐멘터리를 많이 참고했다”며 “머리를 벽에 박고 피를 흘리는 등 많은 환각 장면을 찍었지만 속도감 있는 전개를 위해 덜어낸 부분이 많다”고 전했다. 그동안 ‘무해함의 대명사'로 여성팬들을 사로잡았던 그의 모습과 정반대의 ‘유해함’으로 관객들에게 반전 연기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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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시사회 직후 “모든 액션, 오락 영화의 흥행 포인트를 모아 놓았다”라는 평가가 나온 이 작품의 백미는 강수의 ‘실시간 폭로 방송 엔딩’이다. 러닝타임 내내 쌓아온 서사를 화끈하고 화끈하고 통쾌하게 터트려 관객들에게 통괘함을 전달한다. 강하늘은 이에 대해 “강수가 선한 인물은 아니지만 마지막에 관객들에게 통쾌함,과 시원함을 선사하면서 공감을 얻고 싶었다”며 “라이터신은 정말 재미있으니 극장에서 보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16일 개봉, 청소년 관람 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