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거된 딥페이크 텔레그램 대화방 운영자. 사진 제공=경기북부경찰청

아이돌그룹 멤버와 지인 등의 사진을 이용해 딥페이크(인공지능 기반 합성) 성적 허위 영상물을 만들어 유포한 20~30대가 잇따라 검거됐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30대 남성 A 씨 등 3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11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2023년 8월부터 최근까지 유명 아이돌그룹 멤버들의 사진을 이용해 성적 허위 영상물 1100여 개를 만들어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해당 아이돌그룹을 좋아하는 팬들을 모아 비공개 텔레그램 방을 개설한 뒤 영상을 공유했다. 해당 방의 회원 수는 140명에 달했고, 이들은 멤버들을 지칭하며 성적으로 조롱하기도 했다.

20대 남성 B 씨는 지난해 9~12월 여성 연예인과 인터넷방송인 등 70여 명의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합성한 음란물을 제작했다. B 씨가 제작한 음란물에는 연예인이 실제로 저속한 말을 하는 것처럼 편집된 딥보이스 기술이 사용됐다. 영상물은 360여 명의 회원이 있는 텔레그램 방에 유포됐다.

30대 남성 C 씨는 B 씨가 속해 있던 텔레그램 방 참여자로, 중학교 동창을 대상으로 한 성적 허위 영상물 300여 건을 제작해 공유했다.

이들은 텔레그램 상에서 “보통 초범이면 벌금도 안나온다, 경찰들도 잡으려고 안한다”는 등 딥페이크 범죄에 대한 처벌 및 경찰 수사에 대해 조롱하기도 했다.

경찰은 텔레그램과의 국제공조, 위장 수사 등을 통해 피의자들을 특정하고 순차적으로 붙잡았다. 또 이들 피의자 외에도 10여 명을 검거하는 한편 나머지 대화방 참여자를 끝까지 추적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연예인을 대상으로 한 성적 허위 영상물 범행과 관련해 하이브 등 연예기획사와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이브도 “아티스트의 초상권과 명예를 침해하는 범죄에 대해 무관용, 무합의 원칙으로 강경 대응할 것”이라며 “유사 사례 근절을 위해 지속적인 감시와 법적 대응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