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둔 현대로템(064350)·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등 국내 방산사들이 올해 해외에서 잇따라 대규모 수주 낭보를 띄우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중동에서 속속 한국산 무기 체계를 도입한 덕이다. 안정적인 국내 수요에 수출 날개까지 달며 방산사들이 본격적인 실적 개선 궤도에 올라탔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다음 달 폴란드와 K2 전차 2차 계약의 최종 확정을 앞두고 있다. 2차 계약 물량은 1차 때와 동일한 180대로, 포탄·군수지원 등을 포함한 전체 수주액은 7조~9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루마니아와 맺은 4조 5000억 원 규모의 K2 전차 100대 수출 계약 역시 상반기 내 가시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베트남과의 K9 자주포 수출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무기 현대화를 추진하는 베트남이 K9 도입을 결정할 경우 수주 규모는 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계약 성공 시 한화에어로는 베트남을 열한 번째 K9 채택국으로 두는 동시에 공산권 국가 첫 무기 체계 수출이라는 성과까지 거둔다. 한화에어로는 올 들어 인도와 3710억 원 규모의 K9 공급, 폴란드와 4020억 원 규모의 K9 차체 공급계약을 맺었다.
LIG넥스원(079550)은 말레이시아와 함대공미사일 ‘천궁’ 판매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IG넥스원은 올해 천궁을 비롯해 최대 4조 5000억 원 규모의 신규 수주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이미 4~5년 치 일감을 확보한 국내 방산 업계는 올해 해외 수출 비중을 늘리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한화에어로의 수주 잔액은 32조 400억 원으로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과 LIG넥스원도 같은 기간 20조 원 이상의 수주 잔액을 쌓았다. 현대로템은 18조 75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현대로템과 한화에어로의 수주액 가운데 해외 비중이 50~60%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KAI와 LIG넥스원 역시 해외 수주 비중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내 전체 방산 수주의 수출 비중이 지난해 40%대에서 올해 50%대까지 올라올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국내 방산사들의 해외 수주액이 30조 원을 처음 돌파할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방산 업계의 해외 수주액이 240억 달러(약 34조 1040억 원)에 달해 지난해(94억 달러)의 2배를 훌쩍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이 국방력 강화에 속도를 내며 적극적으로 한국산 무기를 도입하고 있다”며 “중동과 아시아의 군 현대화 작업도 진행 중이어서 국내 방산 업계가 해외시장이라는 든든한 성장 동력을 얻은 셈”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