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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저출생, 지역 소멸 등 한국 사회에 닥친 구조적 난제를 풀기 위한 해법으로 ‘메가 샌드박스’를 제안했다. 메가 샌드박스의 구체적인 실현 방안으로는 지역 인재 육성·유치, 인공지능(AI) 산업 기반 조성, 파격적인 규제 완화, 인센티브 지원 등을 제시했다.
13일 대한상의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2일 방영된 KBS1TV 다큐멘터리 ‘미래 사회로 가는 길, 메가 샌드박스’에 출연해 “선진국과 비교해도 절대 뒤지지 않는 사업 여건을 지역에 만들면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 거점으로 전환할 수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메가 샌드박스는 규제 혁신에 중점을 둔 기존 샌드박스에서 나아가 대구·경북, 강원권, 충청권 등 광역 단위 지역에 특화된 미래 전략 산업을 선정해 규제를 유예하고 관련 교육·인력·연구개발(R&D) 등 인프라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광역 단위 모빌리티 특화 지역을 선정해 무인운전·배달·순찰 등 자율주행 관련 모든 규제를 풀어주고 시설 인프라와 정주 여건까지 조성하는 방식이다.
최 회장은 “기존 특구는 대개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한 제조 기반 특구에 불과했고 기업이 진정으로 원하거나 수도권에서 이전할 수 있을 정도의 환경을 갖추지 못했다”며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자율적인 운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 교육부터 취업까지 연계되도록 지역 내에서 커리어를 계획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이런 방식으로 주거, 교육, 문화 등이 그 지역에 맞춘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또 AI 등 디지털 산업을 위한 인프라도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에 AI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진 곳이 한 곳이라도 있어야 한다”며 “그래야 이 인프라를 바탕으로 어떤 산업에 대해서도 AI 전환을 끌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이런 걸 해도 되나요’라고 물었을 때 ‘뭐든지 하세요’라고 할 수 있도록 열린 마음과 열린 규제가 필요하다”며 네거티브 방식의 규제 필요성을 역설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12월 전국상의 회장단 회의에서도 메가 샌드박스 개념을 공유한 바 있다. 당시 최 회장은 “메가 샌드박스는 영어로 ‘올인원 이노베이션 플랫폼’(All-in-One Innovation Platform)”이라며 “어떤 문제를 해결한다는 게 꼬리를 물고 있는 다른 문제들까지 같이 고려해서 풀 수 있도록 새롭게 설계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