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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기술의 고도화와 함께 실제 물리 환경에서 작동하는 ‘피지컬AI’의 하나인 휴머노이드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은 여러 유망 로봇 스타트업과 협력을 추진하며, 기술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언어 기반 생성형AI와 달리 피지컬 AI 분야는 아직 글로벌 시장에서 확실한 선두주자가 없는 만큼, 지금부터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경우 향후 시장 주도권을 선점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9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피지컬AI 기업 리얼월드는 최근 SK텔레콤(017670), LG전자(066570) 등과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SK텔레콤과 LG전자는 리얼월드가 진행한 210억 원 규모 초기 투자 유치에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으며, 이를 계기로 사업적 협력 관계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리얼월드는 제조업 혁신을 목표로 로봇 두뇌에 해당하는 '로보틱스 파운데이션 모델(RFM)' 개발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이와 함께 웨어러블 로봇 제조사인 '위로보틱스'와 협력해 자체 RFM 탑재될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도 진행 중이다. 인간의 물리적 노동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RFM을 진화·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SK텔레콤과 LG전자가 리얼월드에 투자한 것은 장기적으로 휴머노이드 산업을 선점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피지컬AI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통해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자사 서비스 및 제품에 통합함으로써 미래 로봇 생태계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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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월드에 투자한 SK텔레콤 관계자는 "현재 생성형AI와 에이전틱AI는 현실로 등장했고, 다음은 물리 세계에서 작동하는 피지컬AI가 대세가 될 것으로 본다"면서 “SK텔레콤은 통신 기업을 넘어 AI 기업으로 확장해 나가는 과정을 혼자가 아닌 국내 유망 스타트업과 협력하는 방식으로 가속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한국의 훌륭한 팀들과 협력해 피지컬AI 분야를 개척해 나간다면 더욱 큰 의미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또 두산(000150)그룹은 최근 로보틱스 분야 협력 파트너로 '콘토로 로보틱스'를 선택했다. 콘토로는 2022년 2월 윤영목 대표가 미국 텍사스주에 설립한 AI 기반 물류 하역 로봇 솔루션 개발 기업이다. 두산그룹은 최근 콘토로가 진행한 1200만 달러(약 170억 원) 규모 투자 유치에 주요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했다.
콘토로는 물류창고에서 활용하기 유용한 로봇 기술을 개발·고도화하고 있다. 콘토로의 물류 하역용 로봇은 AI 기술을 활용해 사람을 대신해 컨테이너에서 박스 등 물품을 꺼내 컨베이어 벨트로 옮기는 작업을 자동화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기술이 더욱 정교해질 경우, 물류창고 내 반복적이고 고강도의 업무 대부분을 로봇이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콘토로는 글로벌 물류 시장 공략 과정에서 긴밀한 협력을 이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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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힘 토크센서를 개발하는 에이딘로보틱스도 지난해 투자 유치 과정에서 CJ대한통운(000120) 등 여러 대형 SI로부터 협력 러브콜을 받았다. 에이딘로보틱스는 차세대 힘 센싱과 관련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이를 적용한 다축 힘 토크 센서를 정식 출시했다. 또 작업 안전용 레이더 센서, 스마트 그리퍼를 비롯해 힘 제어 기술이 적용된 다양한 로봇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하면서 포트폴리오를 확장 중이다.
CJ대한통운은 투자 이후 에이딘로보틱스와 물류용 로봇 솔루션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CJ대한통운은 실제 물류센터에서 취급하는 상품의 물성과 물동량을 포함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개발된 로봇 솔루션이 물류 프로세스 전반에 유기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상용화를 지원한다. 에이딘로보틱스는 CJ대한통운이 제공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특성에 맞는 상품 핸들링 로봇 솔루션을 개발 및 공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