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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가상현실(VR) 기반의 드라이빙 시뮬레이터를 도입해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한다. 현대차(005380)는 VR 기술을 통해 실제 주행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을 줄여 미래차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계획이다.
21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영국 앤서블모션의 VR 드라이빙 시뮬레이터를 신차 개발 단계에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도입을 저울질하는 모델은 영국 앤서블모션의 대표 시뮬레이터인 ‘델타 시리즈’로 이르면 올해 안으로 기기 도입을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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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블모션의 드라이빙 시뮬레이터는 실제 주행 환경을 가상공간에서 수학적으로 정밀하게 구현하는 최첨단 장비다. 차량의 제원과 설정 값을 실제 도로에서 운행하는 것처럼 적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주행 환경을 만들고 차의 가속 성능, 조향 반응, 제동력 등을 검증하는 시험이 가능하다. 특히 충돌 사고 등 예상할 수 없는 변수도 시나리오로 설정해 피해로 인한 결과값을 예측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해당 장비를 도입하게 되면 차량 주행 시험에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VR 시뮬레이터가 도입되면 개발되는 차의 초기 설계 과정에서부터 정밀한 가상 실험이 가능해지게 된다.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시제품 제작, 주행 평가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신차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21개 모델의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기아(000270)도 2027년까지 목적기반차량(PBV)을 포함해 15개 모델의 전기차 라인업을 갖춰야 한다. 출시되는 모든 차들은 고속 주행 능력과 제동 성능 등을 진행해야 하는데 VR 시뮬레이터가 도입되면 이 과정을 단축할 수 있다. 나아가 실제 주행에 들어가는 인력과 장비 비용, 시간을 줄이고도 더 정밀한 주행 시험이 가능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성능 시험을 진행할수록 고급 인력과 타이어 등 비용이 늘어난다”며 “VR 시뮬레이터를 이용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연료와 타이어 소비를 줄여 환경에도 유익하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이 이 장비를 도입하면 부품 업체들과 협력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앤서블모션의 시뮬레이터는 이미 BMW그룹, 포드, GM, 혼다 등 완성차 기업들에 공급되고 있고 콘티넨털·넥센타이어 등도 사용하고 있다. 동일한 시뮬레이터 플랫폼을 기반으로 데이터를 공유하고 상호 검증하는 협력을 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현재 앤서블모션의 시뮬레이터 도입을 검토 중이나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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