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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에서 발견된 야생 너구리에게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등 인수공통 감염병의 병원체가 검출됐다. SFTS는 진드기에게 물려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감염병으로 야생 너구리 털에 붙어있는 진드기와 접촉하면 SFTS에 감염될 수 있어 주의가 각별한 필요하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올 3월까지 서울 도심에서 폐사한 야생 너구리 28마리를 조사한 결과 5마리에서 SFTS 병원체가, 1마리에서 렙토스피라 병원체가 검출됐다고 20일 밝혔다. SFTS와 렙토스피라는 인수공통 감염병이다. 개(犬)과 동물이 감염되는 개허피스바이러스·개코로나바이러스 병원체도 확인됐다.
야생 너구리에서 검출된 병원체는 사람에게도 치명적이다. SFTS는 고열과 근육통, 구토, 설사, 혈소판 감소 등의 증상을 동반하며, 지난 10년간 국내 누적 치명률은 20%에 가깝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13년 이후 지난해까지 SFTS 발생자는 총 2065명이며, 이 중 381명이 사망했다.
시 보건환경연구원은 도심 공원, 주택가 등에서 발견된 야생 너구리를 대상으로 질병 모니터링을 시행하기로 했다. 야생 너구리가 인수공통 감염병 10종과 개과 동물이 감염되는 질병 13종에 걸리지 않았는지 살핀다. 야생 너구리의 질병 감염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기로 한 것은 전국 최초다. 박주성 시 보건환경연구원장은 “모니터링 결과를 바탕으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방역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