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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간 서울 서남부 주민들의 쉼터 역할을 해온 보라매공원이 각종 정원으로 가득 찬 힐링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보라매공원 40만 ㎡(약 12만 평)에 111개 정원을 조성한 ‘2025 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22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0월 20일까지 152일의 여정을 시작했다. 서울국제정원박람회는 2015년 첫선을 보인 서울정원박람회를 국제 규모로 확대한 행사다. 서울시는 2023년 5월 ‘정원도시 서울’을 비전으로 내걸고 서울 곳곳에 크고 작은 정원을 조성해 시민들이 마음의 여유를 얻고 자연과 교감하도록 돕고 있다. 뚝섬한강공원에서 열린 지난해 박람회는 5개월간 누적 관광객 780만 명을 불러 모으며 서울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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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가 열리는 보라매공원은 과거 공군사관학교가 있던 자리다. 공사가 1985년 12월 충북 청주시로 이전한 뒤 보수 과정을 거쳐 1986년 5월 문을 열었다. 이후 동작구, 관악구, 영등포구 등 서울 서남권 주민에게 없어서는 안 될 휴식 공간으로 거듭났다.
이번 박람회는 이곳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다. 지난해 90개이던 정원 작품 수는 올해 111개로 늘었다. 분야별로는 정원 자체가 작품이 되는 ‘작가정원’ 7개를 비롯해 △학생·시민·다문화가족·서울 25개 자치구가 참여한 ‘동행정원’ 62개 △ 기업·기관·지방자치단체가 조성한 ‘작품정원’ 33개 △서울의 이야기를 담은 ‘매력정원’ 9개가 각각 조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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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원은 독일 조경가 마르크 크리거와 ‘2024 서울시 조경상’ 대상 수상자인 박승진 작가의 초청작 2점, 국제 공모에 선정된 5점으로 구성됐다. ‘생명, 생태, 순환, 지속가능성, 공존’의 5개 키워드를 주제로 기획 단계부터 기업·단체·지자체 등과 협력한 작품정원은 지난해 21개에서 올해 33개로 확대됐다. 시민들이 직접 특별한 이야기를 담아 조성한 정원과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직접 만든 다문화정원, 서울시의 주요 정책을 풀어낸 서울이야기정원 등도 관람객을 맞이할 계획이다. 전체적인 기조색은 공원 이름처럼 ‘보라’색으로 꾸몄다.
서울시는 이번 행사를 ‘열린 박람회’로 만들 계획이다. ‘정원동행투어’는 계단 등 장애물이 없는 단순한 동선에 수어, 영어 통역 등을 배치해 어르신이나 장애인, 다문화가족 등이 부담 없이 관람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정원에서 결혼식이나 웨딩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는 ‘보라매 가든웨딩’, 정원에서 일과 휴식을 동시에 즐기는 ‘가든 워케이션’ 등 색다른 프로그램도 만나볼 수 있다. 이수연 서울시 정원도시국장은 “최대 면적, 최장 기간 등 역대급 규모와 콘텐츠를 준비한 만큼 1000만 명 이상이 찾는 텐밀리어셀러 정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번 박람회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도 꾀한다. 행사장에는 정원·여가 관련 70여 개 업체가 참여하는 ‘정원마켓’이 열린다. 소상공인 연계 푸드 트럭과 도시와 농촌의 상생 직거래를 돕는 ‘서로장터’, 장애인 생산품을 파는 ‘행복장터’, 지역 임산물 장터 등 다양한 판매 부스를 운영한다. ‘가든 스탬프투어’에 참여하면 혜택도 준다. 가령 박람회에 들렀다가 관악구의 별빛내린천을 둘러본 뒤 인근 상점에서 할인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 동작구는 박람회 기간 동작사랑상품권을 10% 할인한 가격에 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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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개막식에서 내년 박람회는 성동구 서울숲에서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더 내실 있는 정원과 프로그램을 선보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지난해 뚝섬에 이어 올해 보라매공원, 내년 서울숲 등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프랑스 ‘쇼몽 국제가든페스티벌’, 영국 ‘첼시 플라워쇼’처럼 도시와 국가를 바꾸는 박람회로 뿌리내릴 것”이라며 “산, 지천 등 아름다운 밑천이 많은 서울을 거대한 하나의 정원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향해 차근차근 걸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