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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재무부가 실시한 30년 만기 국채 경매에서 안정적인 투자 수요가 확인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관세 정책 시행 이후 미국 장기 국채에 시장의 수요가 예전 같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덜게 됐다. 그럼에도 전체 투자자 가운데 외국인 참여는 평균에 못 미치면서 미국 장기채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2일(현지 시간) 배런스 등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가 이날 실시한 220억 달러 규모의 30년물 국채 경매는 입찰 전 수익률보다 약 1.5bp(1bp=0.01%포인트) 낮은 4.84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지 않고도 채권을 사갈 정도로 투자 수요가 넉넉했다는 의미다. BMO캐피탈마켓에 따르면 이날 입찰에서는 일반투자자(non-dealer)의 비중이 88.6%로 평균 86%를 상회했다. 주요 대형 금융기관으로 구성된 의무입찰자(dealer)의 비중이 줄었다는 것은 자발적인 민간 수요가 강하게 유입됐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즉, 딜러가 물량을 뒷받침하기 전에 이미 시장에서 상당 부분이 소화됐다는 뜻이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이번 30년 물 국채 입찰 결과에 주목했다. 지난달 금융시장에서 미국 주식과 국채, 달러가 동시에 하락하는 셀 아메리카 현상이 나타난 이후, 시장에서 더 이상 미국 국채와 달러가 안전자산으로 인식되지 않는다는 우려가 일었다. 이날 30년 물 국채 경매는 당시 매도 사태가 발생한 이후 첫 경매라는 점에서 미국 장기채에 대한 시장의 수요를 확인하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꼽혔다.
이날 경매 수요가 안정적으로 나타면서 국채 시장의 우려도 잦아들었다. 이날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경매 호조에 힙입어 전날보다 7bp 낮은 4.848%에 거래됐다. 국채 수익률 하락은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의 수요 감소에 대한 의구심은 남았다. 이날 일반 투자자 가운데 해외 중앙은행 등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는 전체 공급량의 65.2%를 차지했다. 이는 최근 여섯 차례 경매의 평균 67.4%보다 낮은 수준이다. 일반 투자자의 수요가 높긴 하지만 미국 내 투자 기관이 수요를 주도했다.
전날 열린 10년 만기 국채 경매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일어났다. BMO 캐피털 마켓에 따르면 전날 10년물 경매에서 국제 입찰자들은 전체 공급량의 70.6%를 매수했으며 이는 평균 73.4%보다 낮았다. 배런스는 “투자자들이 미국 장기 국채를 기피할 것이란 우려는 불식됐지만 (외국인 수요를 고려하면) 대단한 결과는 아니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