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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공장 11조 부었는데 보조금 폐지라니…완성차업계 '발동동'

美 OBBBA, 상원 통과…하원 표결 앞둬
전기차 세액공제 7500달러, 9월말 종료
보조금 폐지·고관세 정책…수익성 비상
"하이브리드차 등 라인업 강화로 대응"

  • 노해철 기자
  • 2025-07-03 10:54:57
美공장 11조 부었는데 보조금 폐지라니…완성차업계 '발동동'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전경. 사진 제공=현대차그룹

미국에서 지급하던 전기차 보조금 폐지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의 표정도 어두워지고 있다. 현대차(005380)그룹은 전기차 현지 생산을 위해 약 11조 원을 들여 신공장을 세우는 등 투자를 확대해 왔는데 보조금 폐지로 수요 및 생산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고율 관세로 원가 부담까지 커지면서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미 상원은 지난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역점 법안인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OBBBA)’이 찬성 51표, 반대 50표로 미국 상원을 가까스로 통과했다. 해당 법안이 하원에서 표결을 거쳐 통과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으로 공포·시행된다.


OBBBA가 현실화되면 전임 바이든 정부부터 시행된 전기차 보조금 세액 공제 혜택이 조기 폐지된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전기차를 구매하거나 빌릴 때 대당 최대 7500달러의 세액 공제 혜택은 올 9월 말까지 유지된다. 당초 2032년까지로 잡았던 제도 시행 기한을 대폭 앞당긴 것이다. 하원에서는 올 연말까지 해당 혜택을 유지하기로 했으나 상원에서 3개월을 더 줄였다.


전기차 보급 마중물 역할을 했던 보조금이 사라지면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은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정부 들어 보조금 폐지가 예고되면서 전기차 구매를 서두르는 ‘패닉바잉’이 이뤄지고 있지만 보조금 혜택이 사라지는 올 3분기 이후에는 수요가 급감할 것이란 관측이다. 미국 아르곤 국립 연구소에 따르면 올 1~5월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49만 4450대로 전년 동기보다 7.5%가량 늘었다. 그러나 지난 4월(9만 6462대)와 5월(10만 2170대)은 전년 동월보다 각각 2.8%, 4.8% 판매량 감소를 보이며 수요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받기 시작한 현대차·기아(000270)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의 아이오닉5·아이오닉9·GV70 전동화 모델과 기아의 EV6·EV9 등 5개 모델은 현지 생산으로 7500달러 세액공제를 받고 있으나 3개월 뒤부터는 이러한 혜택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76억 달러(약 11조 원) 투자로 완공한 조지아주 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를 통해 전기차 생산을 늘리고 ‘보조금 효과’를 기대했으나 사업 계획을 수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트럼프 정부의 수입차 25% 관세 부과까지 맞물리면서 대책 마련은 시급해지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현지 판매가격 인상을 미루는 대신 유연한 생산 체제로 대응하고 있지만 급격하게 늘어난 원가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전기차 보조금이 사라지는 상황에서 판매가격까지 인상할 경우에는 수요가 줄고 공장 가동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현대차·기아는 인기 차종인 하이브리드 모델 등 신차 확대와 수출 다변화로 위기에 대응할 방침이다.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세워진 HMGMA는 하이브리드차까지 조립 가능한 생산 라인을 추가하기로 했다. 이곳에서는 전기차·하이브리드차에 더해 주행거리연장형전기차(EREV)까지 생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는 친환경차와 내연기관차 등에서 다양한 라인업을 확보해 전기차 보조금 폐지에 따른 피해가 제한적일 수 있다”며 “트럼프 정부가 내연기관차에 우호적인 정책을 강화하면 전기차 업체가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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