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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10년 넘게 회사 하나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내부 통제에도 신경 써왔고, 직원들 신뢰도 두텁습니다. 정치적 해석 하나로 모든 게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게 두렵습니다. 그런 일은 없어야 합니다.”
아이엠에스모빌리티(구 비마이카)의 조영탁 대표는 16일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회사를 키우는 과정에서 '데스 밸리(죽음의 계곡)'를 여러 차례 넘겼고, 눈앞에서 투자 유치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경험도 했다”며 “정치적인 해석 하나로 기업의 존립이 흔들릴 수 있다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다”고 밝혔다.
김예성 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비마이카의 창업은 2013년 조영탁 대표 단독으로 이뤄졌다. 다만 김예성 씨와는 과거 BNP파리바에서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었고, 조 대표가 데이터 기반 차량 관리 사업을 구상하던 시기에 김 씨가 창업한 회사의 사무실 일부 공간을 빌려 쓰면서 비마이카의 출발점이 마련됐다. 당시 조 대표는 남아 있던 책상 하나를 사용한 정도였고, 김 씨는 비마이카의 경영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김 씨가 운영하던 렌터카 관련 법인을 조 대표가 인수하면서, 비마이카 지분이 김 씨에게도 일부 전해지게 된 것이 사건의 발단이었다. 이 거래는 현금 대신 비마이카 주식을 매각 대금으로 제공하는 지분 스왑 방식으로 이뤄진 것이며, 훗날 논란의 시발점이 되기도 했다. 김 씨는 이 거래를 통해 일정 지분을 보유하게 됐고, 비마이카의 CSO(Chief Strategy Officer)로도 잠시 등기됐다.
조 대표는 해당 법인을 인수한 배경에 대해 "렌터카 사업을 하려면 복잡한 인허가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새로 법인을 만들기보다는 기존 인허가 법인을 인수하는 것이 빠르다고 판단했다"며, "당시에는 한국증권금융을 통한 운전자금 등 정책 금융도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실익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관계는 2021년 무렵 자연스럽게 정리됐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인 최은순 씨의 통장 위조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며 김 씨가 형사 재판에 넘겨졌고, IMS의 2·3대 주주를 포함한 투자자들 사이에서 실명 등재된 김 씨의 지분 보유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정치적 이슈와 연결되면서 눈앞에서 수백억 원대 투자가 무산되는 상황을 함께 겪었다. 김 씨 본인이 회사를 위해 지분을 정리하겠다고 먼저 제안했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 지분 정리는 간단치 않았다.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선 김 씨의 보유 지분을 인수하려는 투자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양측은 제3자 매각 방식에 합의했고, 김 씨는 이노베스트라는 법인을 설립해 지분을 팔았다. 이 과정에서도 투자자들은 법인의 실질 소유 구조를 검토했고, 김 씨는 이노베스트 지분을 제3자에게 모두 양도했음을 조 대표를 비롯한 투자자에게 모두 확인시켜준 뒤 회사를 완전히 떠났다. 김 씨는 보유 스톡옵션도 포기했다.
조 대표는 일부에서 제기된 “2022년 IMS의 액면분할이 김예성 씨의 엑시트를 위한 수단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선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액면분할은 스톡옵션과 자본 유치 등 일반적인 경영상 판단에 따른 것이며, 특정인의 지분 매각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액면분할은 김 씨가 이미 회사를 떠난 이후에야 단행된 조치였고, 회사 전체 주식에 동일하게 적용된 조치였다. 만약 특정인의 엑시트를 염두에 둔 것이었다면, 그 사람의 일정 지분에만 유리하게 적용되거나 시점을 조정하는 등의 특수한 조치가 있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논란 중 하나였던 코바나컨텐츠 전시회 카드 사용 내역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당시 CSO였던 김 씨가 회사 카드로 전시장에서 결제한 것이고, 확인해보니 액자 2점과 엽서 여러장 샀더라. 이것이 대단한 로비나 특혜로 해석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씨와의 관계를 통해 한국증권금융에서 특혜성 자금을 지원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 대표는 반박했다. 그는 당시 회사를 성장시키기 위해 렌터카 펀드 구조를 설계해 차량 자산을 보유한 펀드가 IMS에 리스해주는 방식으로 운영했다고 설명했다. IMS는 리스 차량에 대해 매월 리스료와 이자를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성실히 상환해왔고, 단 한 번도 연체 없이 책임을 다해 신뢰를 쌓았다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증권금융 입장에서도 우리를 신용도 높은 파트너로 평가해서 가능했던 것이지 김 씨와의 관계를 통해 특혜를 받은 일은 전혀 없다”라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한국증권금융과 IMS 사이 사채 거래 의혹도 IMS가 보유하고 있는 렌터카 자산을 담보로 한 일반적인 차량담보대출인 것으로 10년 간 한 번도 연체가 없었던 우량한 거래”라고 설명했다.
조 대표 IMS를 부실기업으로 낙인찍은 데 것에 대해서도 깊은 유감을 표했다. 그는 "IMS는 차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차량 운행을 효율화하는 FMS(Fleet Management System)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라며 "단순히 차를 빌려주는 게 아니라, 대기업들의 물류 운영에 필요한 시스템과 데이터를 제공하기 때문에 탁송·물류·렌탈 등 차량이 많이 필요한 기업들엔 필수적인 시스템"이라고 덧붙였다.
IMS는 FMS 솔루션으로 국내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고, 대규모 물류 기업을 고객사로 뒀다. 2020년 중소벤처기업부의 ‘예비 유니콘 특별보증’ 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당시에도 자본잠식 상태였지만 사업성과 확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결과였다. 조 대표는 "작년에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고, 올해는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인 약 500억 원 달성 앞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