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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이 임기인 2027년 2월 안에 4대 그룹(삼성·현대차·SK·LG) 회장이 참여하는 한경협 총회를 부활시키겠다고 밝혔다.
류 회장은 이달 18일 제주도 서귀포 롯데호텔제주에서 열린 제38회 한경협 ‘2025 경영자 제주 하계포럼’의 부대 행사로 열린 만찬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류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에 대해 최근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것을 언급하며 “총회가 2월인데 그때 4대 그룹 회장이 돌아오면 좋겠고 그때 상황을 봐야겠다”며 “이 회장도 부담이 없으니 기업인들이 다 상의하면서 분위기를 봐서 그때까지 최선을 다해 4개 그룹 총수가 참여하는 총회를 개최하는 게 제 운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류 회장은 “미국과 (한국 정부가 협상하는) 앞으로 2주가 제가 볼 때 경제의 운명이 달려 있을 정도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게 뭔지 잘 생각해서 우리가 다른 나라보다 좋은 조건을 얻어야 한다”며 “그래서 2주 동안 (협상을) 풀코스로 해서 지금은 조금 손해 보더라도 미래를 위해 (협상 과정에서) 우리가 웬만하면 줄 것은 좀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6월 미국 의회를 찾아 방위비 분담금과 통상 문제 등 한국과 관계가 있는 미국 상·하원 의원들과의 만남을 소개하며 “한국에 관심이 많고 친(親)한파가 많다”며 “그래서 굉장히 우리나라의 상황을 걱정했다”고 전했다. 류 회장은 지난달 미국에서 상·하원 자선 야구 대회를 찾아 한국 기업이 미국 경제에 기여한 성과를 알리기 위해 홍보 영상 전광판 상영, 야외석 배너 설치, 전단지 배포 등의 활동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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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이 주최한 이번 제주하계포럼에는 소속 기업인 약 500명이 참석해 16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강연과 네트워크 활동 등을 진행했다. 류 회장은 기업인들과 만나 내수 활성화와 홍수 피해 지원 등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류 회장은 “올해 휴가를 전북 고창으로 가기로 했다”며 “제가 회장을 맡으면서 경제가 너무 어려우니 올해는 해외에 나가는 것보다 국내 여행을 하는 게 어떻겠냐고 회원사에 다 편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여행을 해야 할텐데 불행하게도 홍수 때문에 난리가 아니다”라며 “기업들이 먼저 홍수 피해자들부터 도와주면서 내수 활성화에 대해서 국내 여행을 하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또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업을 지방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저도 한경협을 맡으면서 회사도 모범을 보여야 하니 지방에 투자하려고 계획하고 있다”며 “정부와 상의·협력해서 지방에 가는 건 좋은데 인센티브를 많이 줘야 간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들에 어떻게 하면 지방에 가서 투자하겠느냐 그런 것을 종합하려고 (정부에 아이디어를 제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류 회장은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서는 “남의 얘기를 경청을 많이 하신다”며 “제가 이제껏 뵌 리더 가운데 가장 모든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열심히 일하셔서 좀 다르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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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회장은 최근 정치권 여야 모두 입을 모으고 있는 상법개정안에 대해서는 속도 조절을 당부했다. 그는 “상법개정안에 담을 제도들을 한꺼번에 다 하는 것보다 잘 안 되면 다음 단계가 있다”며 “한꺼번에 하면 부작용이 있으니 페이스를 늦춰가면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류 회장이 이끌고 있는 풍산(103140)그룹과 관련해서는 “(풍산그룹의) 자사주는 앞으로 좀 소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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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회장은 인구 감소로 인한 경제 규모가 줄어드는 ‘축소 경제’를 극복할 3대 해법도 제안했다. 그가 제시한 방안은 △인공지능(AI) 활성화를 통한 생산성 제고 △지역 랜드마크 건설 △국내 여행·소비를 하는 ‘K바캉스’를 통한 내수 활성화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