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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과 캄보디아 간 국경 무력 충돌로 인한 사망자 수가 32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양국이 원칙적으로 휴전에 합의했으나 태국 측이 이후 입장을 번복한 것으로 알려져 갈등이 지속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25일(현지시간) AP·AFP 통신 등에 따르면, 캄보디아 국방부는 지난 24일 발발한 국경 교전으로 지금까지 자국에서 민간인 8명, 군인 5명 등 총 1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태국 측에서도 19명의 희생자가 발생해 양국 사망자는 32명에 달한다.
이날 현재 양측의 교전은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으며, 캄보디아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등 역내 기구의 중재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의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의 휴전 제안에 동의했으며, 태국 측도 안와르 총리를 통해 같은 뜻을 전달해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불과 한 시간여 뒤 훈 총리는 "태국 측이 입장을 번복했다"며 "매우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안와르 태국 총리 역시 말레이시아 국영 베르나마 통신을 통해 "양국이 휴전과 국경 병력 철수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으나, 실행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사태 진정에 나섰다. 찌어 깨오 주유엔 캄보디아 대사는 뉴욕에서 열린 비공개 안보리 긴급회의 직후 “조건 없는 즉각적인 휴전을 요청했다”며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태국군은 전날 캄보디아와 인접한 찬타부리주와 뜨랏주 등 8개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했다고 밝혔다. 이들 지역은 현재 교전이 벌어진 동부 수린주, 시사껫주, 우돈라차타니주 등과는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으나, 접경지 내 긴장 고조에 따른 예방적 조치로 풀이된다.
양국 간 무력 충돌은 지난 수십 년간 반복돼온 국경 분쟁의 연장선상으로, 향후 아세안 내 갈등 관리 능력과 역내 중재 메커니즘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 외교부는 태국과 캄보디아 접경지역에서 양국 군대 간 무력 충돌이 발생함에 따라 일부 지역에 대해 25일 정오를 기해 여행경보 2단계(여행 자제) 또는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한다고 밝혔다.
태국의 경우 수린주·부리람주·시사켓주·우본라차타니주에 대해 특별여행주의보, 사께오주·짠타부리주·뜨랏주에 대해 여행경보 2단계를 발령한다. 또 캄보디아의 경우 오다르메안체이주·프레아비헤아르주에 대해 특별여행주의보, 반테아이메안체이주·파일린주·바탐방주·푸르사트주·코콩주에 대해 여행경보 2단계를 발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