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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만에 문서로 합의된 공동발표문을 내놓은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도쿄 정상회담 직후 친교 만찬에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4일 브리핑에서 "어젯밤 정상회담이 끝난 뒤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정상 만찬이 진행됐다"고 전했다. 만찬에는 두 정상 부부 외에 우리 측에선 위 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 등이, 일본 측에서는 이와야 다케시 외무상과 다치바나 게이이치로 관방 부장관 등이 배석했다.
만찬상에는 우리 전통주인 '안동소주'와 이시바 총리의 고향산 돗토리현 맥주를 나란히 올랐고 '이시바식 카레'와 안동 찜닭도 메뉴로 제공됐다. 이 대통령의 고향은 경북 안동, 이시바 총리의 고향은 돗토리현으로 두 정상 고향의 요리와 특산품을 마련한 셈이다.
아울러 일본 측은 장어구이 위에 김치를 고명으로 얹은 '한국식 장어구이' 등 다양한 한식 해산물 요리와 복숭아를 좋아하는 이 대통령의 선호를 고려한 오카야마산 백도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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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실장은 "카레를 좋아하는 이시바 총리가 이시바식 카레를 내놨다"고 소개했다. 해당 카레는 이시바 총리가 과거 방송에서 조리법을 소개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대학 시절 내내 카레를 즐겨 먹었다"는 이시바 총리의 말에 "당시 일본 걸그룹인 캔디즈의 노래를 들으며 카레를 먹는 청년 이시바 총리의 모습이 떠오른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이시바 총리가 한국 라면을 좋아한다고 해서 출시된 모든 라면을 다 가져오려고 했지만 부피가 커 포기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만찬에서 양 정상은 정치인 가족으로서의 애환, 소셜미디어(SNS)로 대중과 소통하는 방식, 업무 스타일 등에 관한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다. 이시바 총리는 공식 친교만찬 후 별도의 다다미방으로 이 대통령 내외를 초대해 식후주를 곁들여 친분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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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총리는 이 대통령의 자전적 에세이 '그 꿈이 있어 여기까지 왔다'의 일본어 번역판을 읽었다며 책에 서명을 요청하기도 했다. 하회마을과 도산서원, 월영교 등 안동의 관광 명소 사진을 두고서도 두 정상은 대화를 이어갔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두 사람 다 주류 정치인이 아니었음에도 수많은 역경을 딛고 국민 선택으로 이 자리에 오른 게 공통점이라는 얘기가 오갔다"고 설명했다. 또 "'밤늦게까지 사람들이 보내는 문자에 답장하느라 잠을 못 잔다'는 이시바 총리의 말에 이 대통령은 '나도 문자를 보내느라 바쁘지만, 난 주로 일을 시키는 (문자를 보내는) 편'이라고 해 웃음을 안겼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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