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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제가 살인을요? 기억 안나"…잔혹 살인범, 사형 집행 보류된 이유

사형수, 치매 사형수

'예? 제가 살인을요? 기억 안나'…잔혹 살인범, 사형 집행 보류된 이유
랠프 리로이 멘지스. AP연합뉴스

1988년 세 아이의 어머니를 납치,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던 사형수가 '치매'에 걸려 사형 집행이 결국 보류됐다.


30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은 유타주 대법원이 사형수 랠프 리로이 멘지스(67)에 대한 사형 집행의 적합성에 중대한 의문이 있다며 집행 영장을 만장일치로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유타주 지방법원은 멘지스의 사형 집행일을 9월 5일로 결정하는 사형집행장을 발부한 바 있다.


유타주 대법원은 “멘지스의 혈관성 치매와 그 영향은 사형 집행 능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면서 “유가족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겨주는 것은 인정하지만 우리는 법치주의의 구속을 받는다”며 이를 재평가하라고 판결했다.


멘지스는 1988년 세 아이의 어머니를 납치,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고 지금까지 37년을 복역해 왔다. 그러나 몇 년 전 낙상사고를 겪은 후 뇌의 혈류가 차단돼 기억력 감퇴와 인지기능 저하를 초래하는 혈관성 치매 진단을 받았다.



'예? 제가 살인을요? 기억 안나'…잔혹 살인범, 사형 집행 보류된 이유
랠프 리로이 멘지스. AP연합뉴스

이에 변호인 측은 멘지스가 치매로 인해 사형 선고를 받게 된 이유를 합리적으로 이해하지 못해 형 집행을 해서는 안 된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검찰 측이 내세운 의학 전문가들은 멘지스가 현재 자신의 상황을 이해할 만한 정신적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반박해 왔다.


보도에 따르면 멘지스의 사형집행장 발부는 총 3번 이뤄졌다. 1995년에는 집행정지를, 2003년에 재발부 된 사형집행장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


멘지스와 비슷한 사례는 2019년에도 있었다. 당시 미국 대법원은 치매를 앓아 자신의 범행을 기억조차 못 하는 앨라배마주의 사형수 버넌 매디슨의 사형 집행을 금지했다. 1986년 경찰관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그는 결국 2020년 69세의 나이로 감옥에서 병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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