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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중국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미국 투자자들이 가져가는 내용을 골자로 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중 간 협상에서 난제로 여겨졌던 틱톡 문제가 매듭을 지으면서 양국 무역 합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서명한 행정명령에 따라 미국 투자자들은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모기업인 중국 바이트댄스로부터 인수하게 된다. 새롭게 출범할 틱톡 미국법인의 지분가치는 140억 달러(약 19조 7000억 원) 규모로 추산됐다.
CNBC방송은 새로 출범할 미국 측 법인은 오라클과 사모펀드 실버레이크, 인공지능(AI) 투자사 MGX 등 미국 회사들이 15%씩 총지분 45%를 보유하는 식으로 주주 구성이 이뤄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오라클은 미국 소프트웨어 및 클라우드 업체로, 2020년 틱톡의 미국법인 매각이 처음 추진될 당시 ‘보안 파트너’로 지정돼 틱톡 미국 이용자 데이터의 저장·관리 역할을 맡아왔다. 실버레이크는 2020년 틱톡 미국 매각 논의가 진행될 당시부터 투자자로 참여해왔고, MGX는 지난해 아부다비 국부펀드와 아랍에미리트(UAE) 대형 기술기업 G42가 공동 설립한 신규 투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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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의 경우 새로운 틱톡 미국법인의 지분 20% 미만을 보유하도록 한 ‘틱톡 금지법’에 따라 19.9%를, 나머지 35%는 바이트댄스 투자자들과 신규 투자자들이 보유한다. 현지 매체들은 미국 연방정부의 경우 틱톡의 새 미국법인 지분을 보유하지 않고 주식 보유에 상관없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이른바 ‘황금주’도 취득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최대 관심사였던 틱톡의 동영상 추천 알고리즘과 데이터 보안을 미국 측이 통제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미국인 사용자가 1억 7000만 명이 넘을 정도로 미국에서 인기가 많은 틱톡은 모회사가 중국 기업이라는 점에서 중국의 개인정보 탈취나 해킹에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미국과 중국이 틱톡 논란을 마무리 지으면서 양국 간 무역 합의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앞서 중국은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24년 개발도상국 지위를 유지하며 받아왔던 150개의 무역 특혜를 자진 포기한다고 선언하는 등 무역 합의에 장애물이 될 요인들을 정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를 갖고 내년 초 자신이 중국을 방문하고, 이후 시 주석이 미국을 답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도 이날 미국 기업인들을 만나 “(미중 관계가) 남편과 아내처럼 말다툼을 하지만 여전히 가까운 관계”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