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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서 술에 취한 한국인 남성이 현지 대학생을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피해자의 티셔츠 문양을 욱일기로 착각한 것이 발단이었다.
24일(현지시간) 대만 TVBS에 따르면 한국 국적의 남성 A씨(37)는 지난 18일(현지 시간) 오후 타이베이 국립사범대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현지 대학생 B씨(22)를 폭행한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당시 A씨는 B씨의 티셔츠 뒷면에 있는 붉은색 방사형 무늬를 욱일기라고 오인했다. 그는 이어 국적을 묻고 “당신 티셔츠 뒤에 뭐가 그려져 있는지 아느냐”고 캐물었다.
B씨가 “나는 대만인이고 그림의 뜻은 모른다”고 답했지만 A씨는 멱살을 잡고 두 차례 뺨을 때렸다. 이어 티셔츠를 흔들며 “이것은 일본의 나치인 셈이다. 군국주의를 상징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B씨는 겁에 질려 인근 대학 경비실로 달려가 도움을 요청했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A씨는 현장에서 붙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사건 당시 소주 3병가량을 마신 음주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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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된 티셔츠에는 ‘BEATBOX’라는 글자와 함께 마이크를 든 인물 그림이 배경 방사형 무늬와 함께 새겨져 있었다. 현지 매체 UDN은 “언뜻 보기에 욱일기를 연상시킬 수 있는 디자인”이라고 보도했다.
체포 당시 A씨는 한국어로 “집에 가고 싶다”며 진술을 거부했고, 이후 술에서 깬 뒤에는 “사건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다만 과음으로 자제력을 잃었다는 점은 인정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한편 B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유는 이해할 수 있지만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A씨는 대만 여성과 결혼해 현지에 거주 중인 한국인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B씨는 정식으로 고소장을 제출했으며 사건은 현재 타이베이 지방검찰청으로 송치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