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대두 수출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중국이 올 가을 들어 미국산 수확분을 한 건도 주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1월 10일 관세 유예 종료를 앞두고 대미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26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농가가 대두 수확기에 들어간 지 2주 가량 지난 이달 11일 기준 중국은 미국산 대두 구매 계약을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만 해도 같은 시기 1200만~1300만 톤에 달하는 물량을 계약했다. 수확기까지 중국 주문이 한 건도 들어오지 않은 것은 미국 농무부가 관련 기록을 작성하기 시작한 1999년 이후 처음이다.
중국은 지난 5월부터 미국산 대두 주문을 전면 중단했다. 중국 정부가 3월 대미 보복 관세를 부과하며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탓이다. 빈자리는 남미산이 채우고 있다. 7월 기준 중국 대두 수입에서 브라질산 비중은 90%에 달한 반면 미국산은 4%에 불과했다. 이달 들어선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농산물 수출세를 유예한 아르헨티나산 구매도 크게 늘렸다.
이를 두고 중국이 희토류에 이어 농산물까지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전통적 공화당 지지층인 농민들의 반감을 살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악화된 민심을 의식한 듯 지난 8월 “미국산 대두 수입을 4배 늘려라”며 중국을 압박했으나 중국은 묵묵부답이다. 최근에는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사설을 통해 “미국 대두 농가가 곤경에 빠진 것은 백악관의 무역전쟁 탓”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화살을 돌렸다.